[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엄마의 오른팔, K-장녀로 분한 공효진이 살벌한 ‘경주기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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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지난 26일 개봉한 ‘경주기행’은 막내딸 ‘경주’를 죽인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8년에 기다림 끝에 살인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을 그린 영화다.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이연, 변요한의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던 영화는 2년 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다.
최근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공효진은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시나리오를 꼽았다.
“대본이 너무 좋았다. 연기하는 게 기대되는 장면의 연속이었다. 보통은 연기하기가 어렵거나 배우들의 힘으로 커버를 잘 해내야 하는 장면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 대본은 없었다. 감독님이 모든 장면이 좋아서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으로 편집했다고 하시는데, 저도 편집된 장면 중에도 남아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장면들이 있다.”
‘경주기행’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잔상이 길게 남았지만, 제안받았을 당시 다른 일정으로 인해 고사해야만 했다던 그는 모든 주연진이 캐스팅된 후에 다시 한번 김미조 감독에게서 출연 제안을 받았다. 이에 대해 “운명이었다”고 말한 공효진은 “감독님이 다시 한번 제안을 주셔서 저를 진짜 원하셨구나 싶었다. 정말 그 대본만 한 대본이 없었다. 너무 좋아서 ‘나 주인공 하고 싶은데’ 하는 마음도 있었다”라며 웃어 보였다.
극 중 공효진이 연기한 ‘장주’는 엄마 ‘옥실’의 첫째 딸이다. 엄마를 따라 눈썹 문신까지 할 정도로 극진한 애정을 보이는 그는 엄마가 계획한 복수 여행에도 기꺼이 참여해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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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공효진은 장주에 관해 “엄마가 나를 혼내는 것도, 나한테 실망하는 것도, 상처가 깊어지는 것도, 이 이상으로 폭주하는 것도 무서운 딸이다. 제일 눈치를 살피는 딸이었던 것 같다”라면서, “동생들도 장주한테 의지하기보다는 엄마의 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감독님은 장주가 ‘엄마의 오른팔’이라고 하셨다. 엄마가 하자는 건 무조건 따르는 거다. 특히 장주는 자매 중에서 유일하게 가정을 꾸렸기 때문에 엄마에게 공감한다. 다만 이 여정을 이어가면서 아이랑 남편을 생각하게 되고, 딸이 아닌 엄마로서의 각성이 커지게 된다. 결국 장주는 엄마를 제일 많이 닮은 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공효진은 아래로 남동생을 둔 장녀다. 실제로는 어떤 딸인지 묻는 말에 그는 “저희 엄마 성격이랑 비슷하다. 엄마도 K-장녀셔서 둘 다 시크한 편이다”라고 답했다.
“살가운 편이 아니지만 노력하려 한다. 누가 말하기를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떤 존재인지 다 모른다고 하지 않나. 너무 사실이라서 이제는 어떻게 해야 더 효를 다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 시집가고나니까 더 그렇더라. 점점 엄마가 연세 드시는 게 보이는 것 같다.”
엄마 ‘옥실’ 역으로는 이정은이 분해 공효진과는 두 번째로 모녀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엄마와 딸 사이에 존재하는 다면적인 감정을 밀도 있는 연기로 풀어낸다. [동백꽃 필 무렵]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 것에 대해 그는 “이정은 선배님은 누구나 다 좋아할 만한 분이다. 늘 변함없이 따뜻하시다”라고 말했다.
“엄마와 딸로 만났지만, 나이 차가 안 느껴질 정도로 편하다. 연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정은 선배님이랑 저는 의견이 대부분 일맥상통했다. 이미 한번 호흡을 맞춰봤으니까, 대본만 보고도 어떻게 해석하실지 보여서 좀 더 소통도 쉬웠다. 통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시너지가 붙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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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작품의 주인공이 옥실인 만큼, 공효진 역시 ‘경주기행’의 핵심을 엄마라는 존재에서 찾았다. 그는 “이 가족 여행이 옳았든 틀렸든 변함없는 건 엄마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라면서, “정은 선배님이 ‘엄마는 내가 무슨 일 당하면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복수해 주겠지’하는 상상으로 연기하셨다고 얘기할 때 저는 전율이 일었다. 모든 자식과 엄마 사이에는 끝도 없는 유대감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네 모녀의 끈끈한 연기 합만큼이나 화제가 된 것은 변요한의 파격적 변신이다. 옥실네 가족의 막내 경주를 살해한 ‘백상현’ 역을 맡은 변요한과의 호흡에 관해 공효진은 “요한 씨가 영화를 풍성하게 해줬다”라고 말하며 만족을 드러냈다.
“감독님이 이 자리에 신인 배우를 생각하셨었는데 저희가 '우리를 감당해야 할 텐데?'라고 이야기했다. 누가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요한 씨가 하고 싶어 했고, 저희도 요한 씨가 하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맨 마지막에 합류했지만, 신의 한 수였다. 현장에서 정말 웃겼다. 늘 요한 씨가 있는 현장이 기다려졌다.”
현재 공효진은 브라운관에서는 ‘유부녀 킬러’로, 스크린에서는 ‘경주기행’으로 활약하며 양쪽에서 복수극을 펼치고 있다. 이에 그는 “희한하게 요즘 복수극 열풍이 불고 있다. 타이밍 적으로 재미있다. 둘 다 사람들에게 해소감을 주는 작품인 것 같다. 속으로만 상상했던, 꿈에서나 잠깐씩 꿨을 법한 드라마틱한 상황을 해소해 주는 얘기인 게 맥락이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유부녀 킬러’는 순간 최고 시청률 12.2%를 달성할 정도로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흥행을 예상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진짜 몰랐다”라고 단번에 답했다.
“요즘 복수극이 많이 나오고 흥행했지만, 그 흐름을 이어가서 포텐이 터질 지는 모르는거다. 다만, 우리가 갖고 있는 힘은 히어로가 엄마이자 부인이고, 며느리라는 점이다. 좋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저도 얼떨떨하다. 유보나라는 캐릭터가 지닌 힘이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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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파스타’부터 ‘유부녀 킬러’까지 참여하는 작품마다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공효진에게 잘될 드라마의 기운이 느껴지는지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저한테 많이 물어보더라. 이번 작품 활동하면서도 동생들이 ‘선배님은 잘될 드라마 느껴지세요?’하고 물어보는데 정말 모른다. 대본 중에서는 유치하지 않겠다 싶은 걸 고르는 것 같다. 특히 드라마 대본은 완결까지 못 보고 결정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모험이다. 그림상 어떻게 이어질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고르는 데 앞에만 보고도 쭉 이어갈 만한 작품을 고른 걸 수도 있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경주기행’의 희망 성적에 대해서도 “상상한 대로 안 되더라. 스코어가 신의 영역이라고 하는 건 진짜인 것 같다”라는 조심스러운 답이 돌아왔다.
“영화라는 게 섣불리 희망하기도 어렵다. 저는 영화 성적이 잘 안 나왔다. 제가 평생 한 영화를 다 모아도 천만이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정말 모르겠지만, 다른 배우들과 이 이야기의 힘을 믿어보려 한다. 감독님 아버님이 7천만을 생각하시더라. (웃음) 너무 귀여우시지 않나.”
공효진 역시 외화 열풍이 불고 있는 극장가에 ‘경주기행’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저도 관객 숫자가 불어나는 걸 한번 느껴보고 싶다. 이번 작품이 그렇지 않을까하고 기대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기대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 살 떨리는 경험을 한번 해 보고 싶다. 흥행도 중요하지만, 필모그래피에 잊지 못할 작품으로 남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경주기행’은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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