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시라노’ 조형균 “제 노래는 ‘생존 발성’ 옛날에는 스트레스, 지금은 장점이죠”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5-01-16 15: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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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연극 속 주인공처럼 살아가는 시라노라는 인물로부터 비롯된 유머와 위트도 작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라그노의 빵집에서 가스콘 용병대를 대접하는 장면에서는 마임을 활용해 웃음을 더하는데, 이 장면에서 조형균은 소소한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빈 테이블에 마임으로 빵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장면이 있다. 그 때 ‘체리파이’라고 빵의 종류를 지칭하는 단어가 마지막에 추가되었는데, 연습할 때 계속 체리파이라고만 하니까 심심해서 프랑스 빵 종류를 회차마다 바꿔서 언급하고 있다. 같이 공연하는 배우도 제가 어떤 빵을 언급할 지 모르고 있기 때문에 즉석에서 받아치는데, 그런데서 오는 재미가 있다. 요즘은 소스가 떨어져서 오늘 저녁 공연을 하기 전에 혼자 프랑스 빵 종류를 찾아봐야한다.”

 

▲ 사진=CJ ENM

 

작품의 유쾌한 분위기와는 별개로, 극 중 시라노의 행보는 안쓰러움의 연속이다. ‘시라노’의 넘버에 대해 “그냥 흘려보내는 넘버가 없을 정도로 매 넘버가 다 좋다”고 말한 조형균도 가창할 때 가장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넘버는 1막 마지막에 부르는 ‘홀로’를 꼽으며 시라노의 캐릭터와 맞물릴 때 느껴지는 감정을 전했다.


“시라노가 ‘홀로’를 부르기 전까지 계속 아무렇지 않은 척, 세고 당당한 인물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결국 그도 나약한 한 인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시라노는 짊어져야 될 것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약한 면모를 숨긴 채 광대처럼 살아간다. 첫 등장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웃는 얼굴이라는 가면 속에 아픔을 숨기면서 솔직하지 못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거다. 근데 ‘홀로’를 부를 때는 참아왔던 걸 터뜨리는데, 연기하고 있는 저도 ‘가면 한 번 벗네’ 싶은 마음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부조리에 맞서는 시라노의 신념이 담긴 대표 넘버 ‘거인을 데려와’는 최근 시국을 겪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울림을 주고 있다. 조형균 역시 “대사 하나하나가 너무 가슴에 꽂힌다”고 말하면서 공감을 표했다.

“‘거인을 데려와’의 가사에서 ‘세상에는 우리가 싸워야할 적들이 훨씬 많다’는 말도 그렇고, 시라노의 마지막 독백 중에서도 ‘달이여, 내 오랜 친구여. 이 곳은 아직 혼란하다’ 라는 대사가 순간순간 이입이 된다. 관객 분들도 같은 걸 느끼고 계신 것 같다. 원래 ‘거인을 데려와’는 시라노의 신념과 포부를 담은 희망찬 곡인데, 요즘 같은 시국에는 마냥 힘차기만 한 노래로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다.”

 

18년차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인 그가 새로 작품에 참여할 때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톤이다. 조형균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집중이 깨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때 어떻게든 전작의 모습이 비치면 안 된다는 마음이 강했다”면서 연기할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을 언급했다.
 

▲ 사진=이음엔터테인먼트

 

또 그는 따로 보컬 레슨을 받지 않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조형균은 “우스갯소리로 자는 시간 말고는 다 연습하고 있다”면서 단순명료한 노래 실력의 비결을 밝혔다.

“요즘은 보컬 선생님이 유튜브에 너무 많기도 하고, 제 주변에 노래 선수들이 워낙 많다. 지금 같이하는 (최)재림이도 완전 음악적으로 뛰어난 친구라서 이번에 할 때도 노래 좀 봐달라고 한다. 바로 옆에 있는 노래 잘하고 실력 있는 사람한테 도움을 받으면서 레슨을 받기 위해 오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본인의 발성을 스스로 ‘생존 발성’이라 칭한 그는 “정통으로 배우지 않은 날 것의 사운드다 보니까 옛날에는 발성이 너무 약해서 스트레스였다면 지금은 다양한 색깔을 시도할 수 있는 게 저만의 장점이라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보컬 실력을 키워나가는 방향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했던 사람이 아니라서 레슨을 통해 성악 발성을 언젠가 찾을 거라는 생각보다는, 제가 갖고 있는 소리를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한 캐릭터에 접목해 오래오래 배우 생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제게는 더 맞는 것 같아서 이런 방식으로 연습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일대기 중 [팬텀싱어 2]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팀 ‘에델 라인클랑’에 소속되어 3위를 거두었던 그는 성악가 안세권, 김동현과 함께 활동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해당 프로그램이 또 하나의 자극제 역할을 했음을 언급했다.

“성악가들이랑 노래를 하면 제 목소리가 안 들린다. 그래서 공연할 때면 그 친구들은 마이크 볼륨을 낮추고 저는 올리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자존심이 상하더라. 그래서 어떻게든 그 친구들을 이겨보려고 집에서 악도 질러보고, 친구들로부터 조언도 얻기도 했다. [팬텀싱어 2]를 하기 전에는 음악에 대해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때 이후로 음악적인 부분을 관찰하는 버릇이 많이 생겼고, 발성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많이 생겼던 것 같다.”

 

▲ 사진=이음엔터테인먼트


2024년은 조형균에게 새로운 도전이 함께했던 해였다. 특히 그는 디즈니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에서 ‘타카’ 역을 맡아 처음으로 더빙에 도전하기도 했다.

“디즈니 측에서 제안을 주셔서 오디션을 보려고 갔는데, 더빙이 처음이고 이게 연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익숙하지 않은 톤이다 보니까 쑥스러움이 많이 들어서 다 보고 난 후 ‘떨어졌구나’, ‘더빙 정말 어렵구나’ 싶었는데 다행히 정말 감사하게도 합격을 했다. 작업 참여하는 과정에서도 같은 부분에서 어려움에 부딪혔다. 과장된 톤과 느낌이 다른 말의 강세 때문에 3회차까지는 힘들었지만, 이후에는 조금씩 감이 잡히더라. 그 후부터는 정말 재미있었다.”

더빙 오디션을 봤던 2023년은 그에게 있어 번아웃이 왔던 시기이기도 했다. 조형균은 당시를 떠올리며 “스스로 ‘왜 계속 정체되어 있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 차있었다”고 그동안 쌓여왔던 고민을 토로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쉬거나 일이 없을 때도 오만가지 잡생각이 들지만, 재작년에는 작품을 많이 했는데도 스스로가 발전이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나이적인 부분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그 전부터 계속됐던 고민이 재작년에 번아웃처럼 터진 것 같다. 새로운 걸 해야 할 것 같은데 했던 것만 계속하는 것 같은 매너리즘에 빠졌었고, 여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하는데 그 한 단계를 위해 뭘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여전히 조형균은 그 한 단계를 위해 필요한 것을 찾지 못한 상태다. 그는 “이러한 고민의 끝은 오늘 일을 열심히 하자로 마무리 지어진다. 지금 주어진 걸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돌이켜봤을 때 한 단계 성장해 있을 거라는 걸 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형균은 ‘시라노’를 만날 관객들에게 인사말을 남겼다.

“올해 ‘시라노’를 보시면서 많이 웃고 울면서 여러분들의 쌓여왔던 감정들을 소비하고 개운한 2025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시라노’는 조형균, 최재림, 고은성, 나하나, 김수연, 이지수, 임준혁, 차윤해 등이 출연하며 오는 2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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