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피를 뒤집어쓴 채 사람을 터뜨리고,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어린 킬러로 활약했던 신시아가 맑고 투명한 매력의 첫사랑으로 변신해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에서 ‘서윤’ 역으로 분한 신시아는 지난 23일 서울 삼청동 소재의 한 카페에서 국내 언론들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오세이사’는 매일 하루의 기억을 잃는 ‘서윤’과 매일 그의 기억을 채워주는 ‘재원’이 서로를 지키며 기억해 가는 청춘 멜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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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멜로 장르에 도전한 신시아는 “장르물만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닌데 데뷔 때부터 액션이 있거나 사람이 죽어나가는 작품들을 하다가 또래와 함께 풋풋한 사랑을 하는 로맨스를 해보니까 저한테 새로운 경험이 됐다”면서, “좀 더 섬세하게 순수한 감정들을 잘 표현해 나가는 법을 배웠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멜로가 처음이다 보니까 장르의 분위기를 관객분들께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가장 저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간 작품인 것 같다. 대본 특성상 배우들이 채울 수 있는 부분도 많았고, 감독님이 제 의견을 많이 존중해 주셨다. 촬영 전부터 장면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이 많이 있어서 리딩도 저희끼리 자주 했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이치조 마사키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동명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 한 영화로, 2022년 개봉한 원작 영화는 국내에서도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원래 원작 소설을 재밌게 본 상태였다고 밝힌 그는 일본 영화의 존재는 제안이 들어오고 나서부터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소설을 연기해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귀한 경험인지 ‘파과’ 때 배워서 이번에도 너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며 참여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또 그는 “원작 영화를 먼저 보고 작품을 준비하는 게 나을지, 보지 않고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 다음에 보는 게 나을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후자를 선택했다”며 맡은 인물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초점을 맞춘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원작에 영향을 받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컸고, 대본에 기반해서 서윤이의 성격을 준비했다. 기억 장애가 있는 게 기본적인 설정과 상황이지만, 그것에만 주안점을 두고 싶지는 않았다. 서윤이는 순수하면서 단순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쁜 친구다. 또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가진 채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친구라서 이러한 부분도 잘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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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촬영이 다 마친 후 원작을 감상했다는 신시아는 “로케이션이 다른 만큼 원작 영화는 일본의 명소를 담았고, 저희는 여수, 대전 같은 지역에서 한국의 예쁜 풍경을 많이 담아서 장소의 개성이 뚜렷하게 달랐던 것 같다”며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연기하는 사람이 다르다 보니까 당연히 차이는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소설이 갖고 있는 이야기의 힘이 정말 크다는 걸 많이 느꼈다”면서, “배우가 다르고, 장소는 달랐지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는 게 보면서 다시 한번 느껴졌다”고 소설에서부터 일본 영화, 한국 영화까지 이어지는 동안 변하지 않은 이야기의 핵심을 강조했다.
원작이 지닌 풋풋한 감성을 채우기 위해 여러 첫사랑 영화가 동원되기도 했다. 신시아는 “첫사랑 영화를 좋아해서 많이 봤다. 그런 영화들을 보면서 주인공들이 나누는 섬세한 감정선을 주목해서 보려고 했다”면서, “지금 떠오르는 영화는 ‘러브 로지’다. 친구로 만나서 좋아했지만 돌고 돌아서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언급했다.
청춘 로맨스 장르를 표방하는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 마련이다. 신시아 역시 촬영을 위해 오랜만에 학교에 가고, 교복을 입으며 과거의 자신을 다시 만났다. 그는 “먹는 걸 좋아하고 유쾌한 학생이었다”면서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교복이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했다. 작품에 몰입하는 힘이나 동력이 됐다. 교복을 입고 학교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서윤이로서 많이 준비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또 저희가 실제 고등학교에서 촬영해서 급식실, 도서관 같은 곳을 보면서 학창시절도 생각났다. 급식 먹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때가 정말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을 맡은 김혜영 감독으로부터 본인이 가진 맑고 밝은 색깔을 잘 녹여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만큼, 신시아와 서윤의 일치율은 75%에 다다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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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그는 “서윤이처럼 밝은 성격이고, 친한 친구와 우정을 깊게 나누는 걸 좋아한다. 서윤이에게 지민이라는 ‘찐친’이 있듯이, 저도 여러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는 찐친과 깊게 친하게 지내는 걸 좋아한다”면서, “어떻게 보면 서윤이가 용기가 많고 겁이 없는데 그런 부분도 저랑 닮은 것 같다. 근데 제가 서윤이보다 장난기는 많은 것 같다”고 공통점을 언급했다.
이번 작품에서 신시아는 사고 후 매일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 환자를 연기한다. 따라서 극 중에는 서윤이 매일 아침 기억이 사라진 상태로 일어나 벽에 붙어있는 수많은 메모와 일기장을 보고 자신의 과거를 숙지하는 장면은 일종의 루틴처럼 여러번 반복된다.
이에 신시아는 “일어나서 기억 장애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과정과 인지한 후 글들을 읽었을 때의 저의 온도를 감독님과 섬세하게 체크했다”면서, “말미에는 약간 기억이 돌아온 상태로 일어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 감독님도 여느 날과는 다르게 좀 더 개운하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어떻게 하면 그런 디테일들이 좀 더 보일 수 있을까도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억을 매일매일 잃는 설정이다보니 관객분들이 납득하실 수 있을 만한 반응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잠들었다 깼을 때 재원이를 봤을 때 서윤이가 놀라는 강도나 리액션 같은 부분을 감독님이랑 섬세하게 조절하면서 관객들이 보셨을 때 납득하실 수 있게 준비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매일 기억이 사라지는 서윤에게 있어 재원은 글과 사진, 영상으로만 함께한 시간이 쌓여가는 인물이다.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이 아니기에 자칫하면 남처럼 느껴질 수 있는 재원과의 관계성에 대해 그는 “기억은 사라져도 그 안의 사랑은 남는다는 게 저희 영화에서 주는 메시지 같다”고 답했다.
“영화 속 설명되는 절차 기억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사라져도, 그 사람이랑 사랑했던 순간들은 유효하게 남아있는 거니까 제 몸 안에 사랑의 감각들이 남아있을 거로 생각했다. 또 글이나 사진, 영상 속에 있는 주체가 저이기도 하니까 더 와닿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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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
서윤과 사랑에 빠지는 재원 역은 추영우가 맡아 신시아와 멜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영우 배우가 작품도 저보다 훨씬 많이 했고, 연기적으로 보여준 부분이 많아서 같이 작품을 했을 때 제가 많이 자극도 받고, 서로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캐스팅 당시 기대감을 말했다.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서윤에게는 순애보를 보여주는 재원과 추영우의 닮은 점으로는 “은근히 다정다감하고 귀여운 부분이 있다”고 손꼽았다. 신시아는 “재원이도 본인이 귀엽게 보이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귀엽다고 느껴지는 포인트가 많다. 그게 실제로 영우 배우한테도 있는 부분이라 재원이한테도 잘 녹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 추영우와 아이디어를 내면서 만들어 나간 장면이 많았다고 말한 그는 오락실과 노래방, 케이블카에서 함께한 데이트 씬을 예로 들었다.
신시아는 “데이트를 하는 장면에 대사나 특별한 지문은 없었다. 감독님이 만약 저희가 데이트한다면 어떨 것 같은지 물어보시고, 자연스럽게 해보라고 하셔서 현장에서 라이브하게 아이디어를 내면서 촬영했다”며 장면을 만들어간 과정을 전했다.
그가 스스로 추영우와의 케미스트리를 실감한 장면 역시 데이트 씬에서 탄생했다. 그는 “같이 인생 네컷을 찍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감독님이 엄청나게 좋아하셨다. 진짜 둘이 10대의 연애를 하는 것처럼 보이고,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해서 저도 그런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웃어보였다.
특히 이번 영화에는 서윤과 재원이 서로 핸드폰으로 찍고 찍어준 영상이 많이 활용된다. 신시아는 “처음에는 찍어야 하는 상황에서만 서로 찍어줬다면, 나중에 가서는 어떤 게 쓰일 지 모르니까 ‘우리 이것도 찍어놓을까?’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찍어주게 됐다”면서, “그렇게 찍어 놓은 게 나중에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비하인드 영상으로 쓰여서 보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첫 멜로 도전인 만큼 데뷔 후 첫 키스신 역시 이번 영화에서 찍게 되었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선상 위에서의 키스신에 대해 그는 “감독님이 섬세하게 디렉션을 잘 해주셨다”면서, “촬영 말미에 들어간 장면이라 이미 감정선이 많이 쌓인 상태였다. 그래서 저희가 겪어온 시간에 켜켜이 묻어있는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장르물과 멜로, 두 가지 맛을 모두 경험해 본 신시아는 둘 중 하나라도 놓치지 않을 포부를 보였다. 그는 “이번에 더 확실히 느낀건 각각의 매력이 정말 다른다는 것”이라면서, “둘 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생겼다. 장르적으로 제한을 두고 작품을 한다기보다는 더 많이 열어두고 다양하게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어떤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바로 ‘액션’이라는 답이 나왔다. 신시아는 “‘마녀 2’나 ‘파과’로 액션을 보여드리긴 했지만, ‘마녀 2’는 초능력 액션이었고 ‘파과’는 그것보다는 좀 더 합이 많은 액션이었지만 특별 출연이라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좀 더 액션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액션 장르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래 액션 영화를 좋아해서 ‘킬빌’이나 ‘길복순’도 재미있게 봤다. 우리가 일상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이 액션적으로 멋있게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나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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