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오한길 기자] 한화가 ‘방산의 본산’인 미국에 국내 업계 최초로 자주포를 수출한다. 이는 지난 2017년 북미시장의 문을 두드린 지 9년 만에 이룬 쾌거로, 향후 10조원에 달하는 미국 차기 자주포 양산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육군은 18일(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인 한화디펜스USA와 기동 전술포 프로그램의 시제품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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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9 차륜형 자주포가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사격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
차세대 자주포를 도입하기 위한 미국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 시제품 개발 단계에서 한화의 K9 차륜형 자주포가 단독 선정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미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미 육군은 “경쟁 입찰을 통해 체결한 이번 계약을 통해 약 4년의 이행 기간에 신속한 시제품 제작, 시험 및 병사 실전 실험을 위해 육군에 최대 18문의 자주포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계약 금액은 1억30만2961달러(한화 약 1417억원) 규모로, 누적 액면가는 2억6290만3274달러(한화 약 3715억원)라고 미 육군은 전했다.
이번 계약은 6문의 MTC 시제품 시스템에 대한 신속한 납품과 함께 추가로 12문을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향후 양산 규모는 약 500문(사업비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MH는 자동화 포탑을 적용한 모델로, 미 장병들은 일련의 작전 실험에서 기동 전술포 플랫폼을 사용해 실제 전투 조건에서의 성능과 신뢰성, 유지보수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후 특별한 결함이나 결격사유가 없으면 최종 양산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주는 정부와 기업의 민관 협력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은 사업 초기부터 최종 수주까지 주요 현안 등을 수시로 공유하고 긴밀히 공동 대응했다. 특히 수주를 앞둔 마지막 단계까지 신속한 협의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어갔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K9MH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 미국 방산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방사청 등 정부와 적극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한화는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17년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의 지상 방산전시회(AUSA)에 참여한 바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그간 “방산은 국가 기간산업이며 내수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라며 방산 기술 확보를 주문해 왔다.
또 김동관 수석부회장도 이를 이어받아 방산 사업의 미국 진출을 위한 치밀한 사업전략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
당초 미 육군은 2020년대 초부터 신형 58구경장 화포를 탑재한 궤도형 자주포 개발 사업(ERCA)을 추진해 왔지만, 국제정세 악화 등으로 병력의 장거리 전개 수요가 늘면서 기동성이 높은 차륜형 자주포를 확보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김 수석부회장은 미군의 새 자주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해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고, 2024년 3월 미 육군이 발표한 예산안에 차륜형 자주포 관련 사업이 포함된 점을 포착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곧바로 K9MH 개발을 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미국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현지 자주포 공급망에도 투자해 미국 전투차량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 육군의 장기 전력 현대화 파트너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K9 자주포가 세계 최대 방산시장에 진입한 의미있는 성과이자 대한민국의 무기체계가 미국을 지키는, 한미동맹의 새 역사를 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에서도 안정적 생산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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