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가 첫 연출을 맡은 '헌트'(감독 이정재)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개봉 4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몰이는 물론, 관객들에 호평 속 N차 관람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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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헌트' 박평호 役, 배우 겸 감독 이정재/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앞서 '헌트'는 지난 5월 개봉을 앞두고 제 75회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 월드 프리미어가 끝난 후 7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정재 감독은 칸 영화제 이후에도 개봉 전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결과물에 만족하냐는 물음에 "연기할 때부터 내가 했던 작품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눈에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런 것들을 다음 작품에서 아쉽지 않게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칸 영화제 때도 좀 더 완성도 있는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칸 다녀온 후에도 수정하고 싶은 것들은 그 스케줄 안에 들어가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고 했다.
공개 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헌트'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못했다. '관상'을 끝낸 후 한재림 감독으로부터 '헌트'의 원작인 스파이 액션물인 '남산' 시나리오를 알게 됐고, 한 감독과 재회를 기대했지만 무산됐다. 그리고 2년 후 '남산' 시나리오가 제작사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남산'이라는 시나리오가 제작사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나리오에 좋은 요소들이 있어서 제작하기 위해 판권을 구매했다. 이후 시나리오를 수정해 연출할 감독을 찾았지만, 거절의 연속이었다. 수정하다가 하차한 감독도 있었다. 계속되는 거절에 결국 제가 시나리오 수정안을 쓰기 시작했다. 시놉시스 트리트먼트 같은 형태의 글을 초고와 함께 보여드렸는데도 감독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쓰면 잘될까 싶어서 직접 쓰다보니 수정본이 나오게 됐다."
수많은 감독에 '남산' 연출을 제안했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이정재 감독은 제작, 각본에 이어 연출까지 하게됐다. 우여곡절에도 그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스파이 액션작으로서 '남산'의 메리트 때문이다. "소재가 좋았다. 기존에 정통 스파이물 영화를 재밌게 봤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니 스파이 정체를 너무 꽁꽁 감추니 스피드감이 없고 답답한 구성이었다. 제가 보기에도 큰 재미를 못 느끼는데 더 흥미를 갖고 보시려면 액션 장면을 잘 설계해서넣어야 겠다 생각했다. 액션 상황을 어떤 감정을 넣어 부딪힐 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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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헌트' 메인 포스터/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투톱 구조의 스파이물이었기에 '태양은 없다'로 인연을 맺은 '23년지기' 정우성과 처음부터 함께 하고 싶었다. 두 배우는 '청담부부'라고 불릴 정도로 남다른 우정을 자랑한다. 삼고초려 끝에 정우성을 캐스팅했다. "정우성씨가 4년동안 거절했지만 그건 작품이 싫어서라고 볼 수 없다. 스케줄도 안 맞을 수 있고, 캐릭터가 지금의 나와 맞지 않는다던가, 캐릭터나 이야기가 본인과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서운한 감정은 없었다. 굳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가 더 중요했다. 친한 관계이지만, 저희는 일에 한해서는 얼마만큼 치열하고, 깊이 고민하는지 의논해서 결정한다. 마지막에는 우성씨가 '이번에는 시나리오가 좀 잘 정리된 것 같은데요?'라고 했다(미소)."
처음으로 배우 대 배우가 아닌, 감독 대 배우로 함께 한 두 사람. 이정재 감독의 목표는 '대한민국에서 정우성을 가장 잘 찍는 감독'이었다. '헌트' 속 정우성이 분한 김정도는 그의 눈빛만큼 뜨거운 신념의 소유자였다. 정우성이 아니면 소화할 수 없는 '찰떡 캐릭터'였다.
"우성씨와 아티스트 스튜디오를 함께 하는 이유가 '감독이나 배우'라는 그런 영역을 없애보자는 취지였다. 지금은 시나리오를 믿고 현장에서 감독과 막내 스태프의 시선이 같아야 하는 시기다. 수평적인 관계로서 모든 사람들의 의견이 소중하다. 감독으로서 정우성을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변화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우성씨 연기를 보면 멋있다. 굉장히 무게감 있게 표현하고, 액션에서는 멋있게 한다. 액션은 경험이 많다. 총기액션은 이런 식으로 하는게 좋다는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 그런 면에서는 동료 영화인으로서 경험많은 영화인에 도움을 얻고 싶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정재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멋있게 찍어주고 싶었다. 정도라는 캐릭터 자체가 멋있다. 그 캐릭터가 잘 살아야지 영화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평호와 정도의 긴장감이 잘 유지돼야 재미적인 폭발력이 생긴다. 더 잘 찍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 에너지만큼 나도 뿜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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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헌트' 박평호 役, 배우 겸 감독 이정재/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현장에서 정우성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정재 감독은 "흐름이 방해가 되는 부분이라던지 전체적인 측면에서 많이 조언해줬다. 후반 작업 과정에서는 편집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해서 정도 쪽에서 두씬 정도, 평호도 세 씬 정도 뺐다. 그런 몇 가지 씬들을 빼는건 잘 정리했다고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정도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건 당시 계엄군으로서 작전에 투입된 인물이다. 이는 민감한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정재 감독은 "훨씬 더 과감하게 캐릭터를 설명하겠다는 생각으로 썼다"고 했다.
"80년대 당시 군에 있었던 군인이 그 사건으로 인해서 자신의 신념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마음을 고치고 옳은 길로 행동해야한다는 모습이 보여진다면 '내가 가진 신념은 옳은 것인가'라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저도 다루는데 있어서 주저함이 있었지만, 자신의 잘못된 신념을 깨닫고 올바른 행동을 하려한다면 정도가 잘 살 것 같았다."
박평호와 김정도는 서로를 '동림'으로 의심하며 매 순간 치열하게 대립, 감정을 켜켜이 쌓아 올린다. "80년대에 군부정권의군인이었다는 설정이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그 둘이 그냥 인간이었으면 했다. 인간으로만 본다면 무엇이 옳고 그름을 분명히 분별할 수 있는 인간. 그들이 잘못된 신념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는게 제일 컸다. 그래서 그런 설정이 훨씬 더 대립적으로 극명하게 보여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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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헌트' 스틸/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신념은 다르지만, 두 사람의 목표가 같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뜻밖의 공조 아닌 공조가 이뤄지기까지. 이정재 감독은 포인트가 되는 세 장면을 짚었다.
"조사실에서 매직미러를 사이에 두고 서로 감정적으로 첨예하게 대치하는 씬이 상대방을 몰아세우고 공격하지만, 그 유리에 비친 모습은 자기 자신이다. 서로를 공격하고 서로를 못 믿는 대치되는 상황이지만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상황이 되게 중요했다. 계단 씬에서는 두 인물이 주먹다짐하면서 싸우지만 한 몸이 되서 구른다. 그 모습은 결국, 이 둘이 이념은 다르지만, 같은 목적을 가졌고, 인간적으로 같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이정재 감독은 "거대한 폭발과 함께 모든 인물을 같은 색으로 만드는게 제일 중요했다"고 마지막 폭발씬도 덧붙였다.
두 차례 거대한 폭발씬을 비롯해 미국, 일본, 태국 순으로 등장하는 총기 액션씬은 박진감 넘치고 강렬하다. 스파이물로서 박평호와 김정도 대립각을 이루는 서사에 다채로운 액션 씬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시나리오 당시부터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기획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됐다. 한국에서 세트 미술의 도움으로 촬영, CG로 공간을 채워 완성했다. "임팩트를 비주얼이 아니라 배우들이 행하는 감정으로서 보여주고 싶었다. 심리적 감정 상태가 더 중요했다. 총을 뽑기 전까지. 그 심리적인 감정이 끝까지 고조가 됐을 때, 총 싸움과 주먹 싸움은 짧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렬하기 위해 꽤 많은 준비를 했어야 했다. 세탁소 폭파 장면은 2층 지붕이 무너져야 한다.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라 임팩트를 느끼실 것이라 생각했다. 새롭게 보여지는 액션신을 많이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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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헌트' 박평호 役, 배우 겸 감독 이정재/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이정재는 오랜시간 공들인만큼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에 프리프로덕션부터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다. 프리프로덕션 때 무술팀만이 아니라 특효 팀, 미술 팀, CG 팀, 심지어 자동차 업체까지 모두 함께 회의를 진행했다. "웬만한 베테랑 스태프 분들이 너무 힘들다고, 꼭 그래야 하느냐고 하셨지만 저는 그분들이랑 잘 하고 싶어서 하루만 시간을 빼달라고 했다. 제발 와주셔서 하루만 회의를 해달라고 했었다. 많이 난감해하셨는데, 오셔서 같이 설명 듣고 회의하시면서 좋은 경험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현장에서 사고 없이 지체하는 시간 줄일 수 있었다. 거리 자체를 풀세팅하는데 꼼꼼하게,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영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미국 워싱턴 액션 씬에 대해 이정재 감독은 "당시 미국에도 어떤 요소들이 있어서 한국에서 그대로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민하고 찾아보다가 예전에 배창호 감독님이 '젊은 남자' 개봉했을 때 어떤 분이 '기마대가 떠야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 이전에 한국영화 6-70년도 흥행할 때 인파가 극장주변에 모여드니, 말을 탄 경찰들이 와서 정리하는 일들이 많았다고 하더라. '기마대가 와야지 흥행이 된다'는 말이었다. 그 기억이 나서 당시 미국에도 기마대가 있지 않을까 조사했더니 있더라. 워싱턴처럼 보이려고 기마 경찰을 세팅하고 여러 의도들을 채워 넣었다"고 비화도 전했다.
이정재는 지난 2021년 공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월드스타 반열에 합류했다. 현재는 아시아 배우 최초이자, 비 영어권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이하 '에미상')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서 외신까지도 수상이 유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4년동안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 '사바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오징어 게임'까지 4작품을 촬영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헌트'에 쏟았고, 연출과 주연, 각본, 제작까지 도맡아 했다. 그 결과, 언론 시사 후 호평이 쏟아졌고, 이정재는 감독으로서 성공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뤘다. 첫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과 모든 영화인과 팬들이 학수고대했던 정우성과의 재회라는 부담감까지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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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헌트' 박평호 役, 배우 겸 감독 이정재/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
"연기만 오래 열심히 했던 사람이다. 굳이 연출까지 하고 시나리오를 써서 이정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왜 이 이야기를 들고 나왔을까에 있어서 실패를 본다면 연기자로서도 호감도가 떨어지지 않을까에 대한 공포감은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때로는 풀리지 않는 지점에 봉착하면 다음 씬으로 넘어가지 않는 상황이 되면 꿈에서도 무의식적으로 풀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잠을 잤다. 잠결에도 일어나서 노트를 하기도 했다. 훨씬 더 공포적으로 다가왔다. 주제를 잘 잡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면, 주제만 믿고 잘 좇아간다면 큰 성공은 아니어도 여태까지 커리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해서 조금씩 했다."
이정재 감독과 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 스튜디오와 사나이픽쳐스가 공동제작한 '헌트'. 이에 사나이픽쳐스가 제작한 영화 '신세계', '아수라' 등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특별출연 해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이정재 감독은 "우성씨와 작업을 몇 번을 해보려고 노력했었다. 그 몇 번의 시도가 다 성사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제가 쓴 시나리오로 함께 하게 되서 서로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공동 제작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신세계' '아수라'로도 인연이 있는 사나이픽쳐스의 스태프 분들과 배우분들이 이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같이 축하해주셨다. 그 바쁜 스케줄에도 부산까지 내려와 촬영에 임해주신 동료 배우들께 너무 감사하다. 너무 큰 의미들이 뭉치고 뭉쳐서 의미있는 작업이지 않았나 싶다"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각종 예능 출연부터 핫한 유튜브 채널과 뉴스 출연, 시구, 시타 참여까지, 그 어느 때보다 애정을 더 쏟으며 '헌트'에 환호하는 관객들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특히 개봉 전 열린 VIP 시사회 포토월에서 이정재와 정우성은 호스트로서 시사회에 참석해 준 스타, 지인들의 양 옆에 나란히 서서 맞이한 모습도 화제가 됐다.
이정재 감독은 "'헌트'의 첫 번째 예고편부터 개봉 기간을 역순으로 해서 모든 계획을 저희가 세웠다. VIP 포토월도 다르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극장 전체에서 저희 영화 음악을 틀고, 게스트분들에 호스트 역할을 하면서 일일이 감사 인사를 전하는 형식이 새롭지 않을까 생각해 나온 모습이다"고 비화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정재 감독은 극 중 조유정(고윤정)의 '독재자보다 더 나쁜 놈이 독재자의 하수인이래'라는 대사를 언급하며 "평호와 정도 둘 다 독재자의 하수인이다. 그러면서 유정이 13년동안 그러고 있었냐고 세상이 변해간다고 이야기를 한다. 저는 세대 갈등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평호와 유정도 소통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 그들이 다르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신다면 작은 기쁨이라 생각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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