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신록,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생 2막 오픈 "욕구에 충실하고 싶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2-12-28 04:04:36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재벌집 막내아들'은 '지옥'을 마치고 제 인생의 2막을 열어주는 것 같다. 이제 갓 마흔을 넘기기도 했다. 욕망 보다는 욕구에 충실하고 싶다."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연출 정대윤, 극본 김태희·장은재, 제작 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은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로, 최종회가 26.9%를 기록하며 지난 크리스마스에 종영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주 3회라는 파격 편성에도 첫 회부터 6.1%를 기록,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3회가 10. 8%로 방송 첫 주만에 10%대에 진입했고, 11회가 마의 20%를 넘어서 21.1%를 기록하며 '재벌집' 신드롬을 일으켰다. 최종회 역시 26.9%이지만, 수도권 기준 최고 30.1%를 기록하며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화영 役 김신록/저스트엔터테인먼트

 

극 중 진화영으로 분한 배우 김신록은 종영 전 스포츠W와 인터뷰를 진행했다.그는 "저는 전철을 타고 다니는데 '재벌집 막내아들' 이야기 하는 걸 많이 들었다. 학창 시절 친구들이 우리 부모님이 재밌게 잘 보고 있다고 연락도 온다. 또 부모님과 같이 보고 있다는 댓글도 봤다. 회기물이라 레트로처럼 보일 수도 있고 MZ 세대들에는 새로운 정보가 될 수도 있다. 가족들이 주말 저녁 TV 앞에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정겨운 풍경이다. 범국민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은 대본도 같이 보면서 더 과감하게 연기하는게 좋다고 해준다"며 인기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김신록은 올 한해만 3개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올해의 마침표를 찍는 '재벌집 막내아들'은 '괴물'때 연이 된 관계자를 통해서다. "'괴물' 때 저를 보시고, 제가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여자 연기상 후보로 갔을 때도 저를 보셨다고 하더라. 그때 저를 보고 부잣집 딸을 연기할 수 있겠다 생각하셨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추천했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화영이 주식을 잃고 큰 폭의 감정연기를 하는 부분을 중점으로 대화를 나눴다."

재벌가 2세인만큼 화려한 스타일링도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였다. 70년대부터 한국 근대사를 전반적으로 다루는만큼 복고 스타일부터 현대 스타일링까지 신경써야 했다. "드라마 찍기 전 테스트 촬영을 했다. 화장 같은 경우는 더 세게 등의 요청을 받으면서 바꿔나갔다. 시대 고증에 많이 신경을 썼다. 화려한 스타일링에서 정치인의 아내가 될 때는 구색을 맞췄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인물의 입지나 관계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변화에 중점을 뒀다. 의상은 드라마에서 20% 제작, 개인 적으로 스타일리스트와 40%를 준비했다. 진화영은 백화점 사장이다. 신상품 셀렉할 때는 직접 입어보기도 했을 것 같다. 젊은 디자이너와 브랜드, 스트릿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서 실착하고 믹스매치 했을 것 같았다. 재벌이지만 다른 감각을 표현하고 싶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화영 役 김신록/JTBC

 

이어 김신록은 "역동성을 중심으로 연기했다. 움직임, 목소리 ,감정기복 낙차를 크게 두려고 했다. 일관된 면이 생기니까 역동성에서 멀어질 것 같아서 '재벌이고 도도한데 애교부려도 돼?'라고 생각 하다가, 가까운 사람이니까 애교 부리고, 화 내야되는 순간에는 극단적으로 내고 오히려 상황을 극적으로 설계해서 그것들의 충돌이 역동성과 입체성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화영은 순양가 셋째이자 딸이라는 이유로 승계 구도에서 항상 배제된다. 이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 했다. 진도준이 이를 이용, 진화영은 벼랑 끝에 내몰리는 위기도 맞는다. 진도준으로 인해 내몰리면 아버지에 애원한다.

"이 집안의 며느리를 제외한 유일한 여성 캐릭터다. 고명 딸이라고 말한다. 저도 고명이라는 의미를 생각해봤다. 떡국에 올려지는 예쁜 계란 지단 같은 것이다. 드라마 전에는 귀한 딸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메인 디쉬가 아닌가라는 배신감이 들었다(웃음). 아버지와 관계, 오빠들과의 관계, 남편과의 관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괜한 욕심이나 욕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기한테 주어지지 않아서 싸우는 것이다. 애교 부리고 술수를 부리고 하는게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다. 욕망이 큰 인물이다. 재벌집이니까 큰걸 바란다. 그 낙차에서 오는 역동성을 잘 가져가려고 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화영 役 김신록/JTBC

 

홀로 고군분투하는 진화영과 남편 최창제는 유일하게 사랑으로 맺어진 인물이다. 남편으로 호흡한 배우 김도현은 다정한 것에 더해, 속된 말로 죽이 잘 맞았다. 두 사람의 호흡은 찰떡이었다. 김신록은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오빠들에 치이면서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하려고 하는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내 뜻을 따라주고, 공주처럼 떠받들어주는 사람 앞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살았을 것 같다"고 했다.

"도현 오빠랑 찍은 첫 촬영이 아마 거울 앞에서 화장 고치는 장면이었다. 대본에 핸드백을 들고 따라오는 최창제였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관계가 만들어졌다. 분장실 가면 항상 대본 이야기를 나눴다. 디테일을 살려서 장면을 구체적으로 재밌게 잘 만들어갈 수 있었다. 업혀야 되는 씬이 나오면 '오빠 나 업을 수 있어?' 하면 '우리 화영이 힘들었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업어줬다. 척하면 척하는 배우였다. 정말 재밌게 찍었다."

김신록은 이성민, 송중기와 호흡 소감도 전했다. "이성민 선배님과 일대일로 붙는 씬은 '아버지 1400억 빌려주세요'였다. 그 장면 찍을 때 선배님이 연기를 시작하면 공기가 달라지고 밀도가 있고 에너지가 있다. 저는 수혜를 입은 입장이다. 선배님이 만들어낸 진실감에 올라타서 연기할 수 있었다. 그때 대본에 지문이 '민망한 듯 주저하며...'라고 쓰여 있었다. 근데 이성민 선배님이 동선상 멀어지니 바짓가랑이라고 붙잡으며 1400억 빌려달라는 말이 다른 방식으로 나오더라. 정말 살아있는 순간처럼 재밌었다. 그 순간을 잘 만들어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화영 役 김신록/저스트엔터테인먼트

 

"도준이가 구사하는 전술이 되게 유연하다. 송중기 배우는 그걸 단단하게 해나간다. 주연배우로서 장면을 설계하는데, 대화도 많이 나눈다. 제안을 하면 그 제안이 어떻게 하면 실현될 수 있을까를 행동으로 직접 보이면서 해결하는 사람이다. 도장을 찍는 씬도, 서류를 어느 시점에 두고 어떤 방법으로 찍을 건지, 인주를 제 손가락 앞에 댄다던지, 장면 하나하나에 되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좋은 파트너다. 자신의 계획이나 방향성이 있으면 세밀하게 수정해서 씬이 원활하게 굴러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배우다."

가장 마음에 드는 씬도 감정을 폭발 시킨 씬들이다. "이성민 선배님과의 씬도 그렇고, 도준이에 '주재넘게 굴지마'라고 한 장면도 좋아한다. 진도준 캐릭터가 초반에는 아웃 파이터처럼 밖으로 돌면서 서서히 옥죄어 온다. 여유있게. 그때 화영이 아주 다이렉트하게 '주재넘게 굴지마. 너네는 우리랑 다르다. 상속자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라고 한다. 그걸 화영이가 맘껏 한다. 그 씬은 송중기 배우의 몫은 대본상 많지 않았다. 근데 단단하게 버텨주더라, 그래서 그 씬이 밀도를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장면 연기하면서 쾌감도 있었고 송중기를 보면서 괜히 주인공이 아니구나 감탄도 했다. 최창제와 했던 모든 장면을 다 좋아한다."

그러면서 김신록은 "1년 가까이 찍었으니 현장이 다사다난했다. 주인공이 아닌 배우들은 드문드문 와서 찍는다. 명절날 친척, 고모, 이모, 큰아버지 등을 만나는 기분으로 서로 달라진 얼굴에 안부를 주고 받았다. 가족을 다루는 드라마다. 1년을 하다보니 멀고 가까운 가족처럼 다사다난하고 끈끈해졌다. 물론 최창제와 가장 가까워졌다"며 미소 지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진화영 役 김신록/저스트엔터테인먼트

 

김신록은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부모님을 이어 지난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데뷔했다.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던 그는 2020년 '방법'을 시작으로 미디어 매체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괴물', '지옥', '어느 날', '모범가족', '재벌집 막내아들' 등에서 엄청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으로는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제 20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제1회 청룡시리즈 어워즈, 제8회 에이판 스타 어워즈에서 여자 조연상과 연기상을 휩쓸며 '지옥'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기도 했다.

오랜 시간 연극 무대 경험도 있지만, 대중매체인 미디어를 사로 잡을 수 있었던 연기 비결은 뭘까. 김신록은 "뉴욕에서 실기 학교를 다닐 때 '액티브 포지티브'라고 배웠다. 그 말이 저에게 굉장히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그 학교 선생님들은 다 배우다. 씬을 설계할 때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 저한테도 맞는 감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한 자극을 받고 그걸 적용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캐릭터의 역동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지옥' 박정자의 경우, 그는 주변으로부터 케어를 받는 인물이지만, 누구가의 시선 안에 놓인 상황을 역동적으로 설계해봤다. 포지티브는 연기를 집중할 때 예스가 중요하다 생각했다. 예스로 풀어보는 훈련도 한다. 그 장면이 거부를 나타내는 순간에도 관계나 장면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설계를 하려고 고민한다."

올 한해는 '재벌집 막내아들'로 마무리를 한다. 내년에도 차기작은 이미 정해져 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형사록 시즌2'와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2'을 준비 중이다. "올 한 해만 해도 열심히 찍었는데 많은 작품이 오픈되지 안않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분 좋은 선물을 받은 것처럼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이 작품은 '지옥'을 마치고 제 인생의 2막을 열어주는 것 같다. 이제 갓 마흔을 넘기기도 했다. 욕망 보다는 욕구에 충실하고 싶다. 부족하기보다는 순수하게 욕구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 미디어 매체 일을 하면서도 더욱 변신해나갈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줬다. 앞으로도 변신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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