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니스’로 아카데미 접수한 ‘케데헌’…제작진 “속편도 한국적인 것에서 출발”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1 15:58:17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작진이 오스카 레이스를 돌아보며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좌측부터) 남희동, 이유한, 곽중규, 크리스 애플한스, 매기 강, 이재. (사진=연합뉴스)


1일 오후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총 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과 공동 연출자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을 비롯해 OST ‘골든’(Golden)의 작곡가이자 가수 이재(EJAE)​, 이외 OST들의 공동 작곡가이자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IDO(이유한, 곽중규, 남희동)가 참석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6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작품은 5억 회 이상의 시청 수를 기록하고, 주제가 ‘골든’(Golden)이 빌보드 메인 송 차트 ‘핫 100’에서 8주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작품은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제8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상 및 주제가상을, 제68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OST 상을 받았으며, 미국 영화계 최고 권위 상으로 꼽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상, 주제가상을 받으며 2관왕을 기록했다.

 

▲ 매기 강 (사진=연합뉴스)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캐나다계 한국인 매기 강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이 영광을 전 세계에 계신 모든 한국인분께 바친다”는 수상소감을 전해 한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매기 강 감독은 “어렸을 때 ‘뮬란’이나 여러 재패니메이션같이 중국 문화나 일본 문화를 활용한 영화를 많이 봤다. 근데 한국 문화는 본 적이 없어서 그런 영화를 한국에 주고 싶었다. 저도 필요했지만, 모든 한국 분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우리는 애니메이션도 많이 만들고, 보는 사람들인데 우리만의 프로젝트가 없다고 느껴서 만들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말했다.

또 그는 흔히 ‘교포’라고 칭하는 재외동포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매기 강은 “대부분의 교포가 자신이 온전히 한국인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살게 된다. 두 문화권에 속해있는 사람으로서 진정한 다리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저나 이재님 같은 모든 분을 대변해서 우리가 꼭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이 아니어도 한국 문화의 일부이고, 그것이 결코 우리의 한국인 됨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이재 역시 말을 보탰다. 그는 “어렸을 때 가수가 꿈이었지만, 저처럼 생긴 아시아인이 없어서 케이팝을 많이 봤다. 어릴 때는 god를 정말 좋아했다. 그렇게 미국에서 자라면서 놀림 받은 적이 있었다”며, “근데 이렇게 전 세계적인 유행이 될 줄은 몰랐다. 오스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모든 분이 응원봉을 들고 있는 걸 보는데 한국어 가사가 너무 와닿더라. 눈물도 나고 자랑스러웠다. 이걸 위한 상이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펼친 ‘골든’ 축하 공연도 화제를 모았다. 영화 속 ‘헌트릭스’의 노래를 가창한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꾸린 무대에는 갓과 두루마기를 입은 댄서들이 함께했고, 판소리, 남사당패 같은 한국 전통 예술이 등장하기도 했다.

 

▲ 이재 (사진=연합뉴스)


퍼포먼스 구성에 대해 이재는 “리허설 때 많이 울었다.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는 미국에서 자라왔고, 한국의 문화를 많이 몰랐다. 그래서 미국의 큰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국악과 판소리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한국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웠다”면서, “저희가 무대에 올라오기 전 뒤에 숨어있었는데 판소리가 나오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골든’ 무대를 선보일 때 객석에 앉은 헐리우드 배우와 감독들이 일제히 응원봉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관해 이재는 “너무 떨려서 목소리가 나갈까 봐 일부러 안 봤다”면서, “다 끝나고 나서 봤는데 너무 신기하더라. 살면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응원봉을 들 날이 있을 줄 몰랐다. 정말 신기했다. 모든 배우가 들고 있으니까 K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팀에게 있어 역사적인 순간으로 남았지만, 유쾌하지 않은 해프닝도 존재했다. 주제가상 수상 당시 이재가 소감을 마치고 이유한에게 차례를 넘겼으나 제작진 측에서 조명과 마이크를 꺼버렸고, 추가 발언을 요구하는 제스처를 보였음에도 다음 차례로 넘어가는 장면이 전파를 타며 국내외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번졌기 때문이다.

당시 못다한 수상소감에 대해 이유한은 “그때 저는 모두에게 수고했고 축하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 짧은 이야기였는데 못해서 아쉬움은 남았지만,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던 만큼 즐거운 순간이었다”고 말했으며, 남희동 역시 같은 의견이라고 밝히며 “뒤에서 구경한 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포함해 즐거웠다. 단상 위에 올라가서 많은 배우를 구경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 사진=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만큼 속편 역시 빠르게 확정되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2’의 방향성에 대해 매기 강 감독은 “못 풀어드릴 것 같다. 스포일러 하나도 없이 비밀로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히며, “큰 아이디어는 잡아가고 있는데, 아직 자세히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영화도 첫 영화와 같이 크리스 감독님과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매기 강 감독은 속편이 나온다면 헤비메탈, 트롯을 영화에 등장시켜 보고 싶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생각이 변치 않았는지 묻자 그는 “제 생각은 변화가 없는데, 스토리가 원하는 대로 가야한다”며, “트로트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스타일이라 더 알려주고 싶고, 헤비메탈은 케이팝의 베이스니까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속편에도 핵심 키워드는 ‘코리안니스’(Koreaness), 즉 한국적인 것이 될 예정이다. 크리스 감독은 “한국적인 것에 기반해서 모든 것을 해 나가고자 한다”며, “강력한 한국의 문화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규칙들을 깨나가면서 팬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모린 구의 배우자이기도 한 크리스 감독은 ‘코리안니스’를 아내로부터 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사진=연합뉴스)

크리스 감독은 “아내의 가족 일원으로 살아온 지 20년이 되었는데 그의 삶을 이해하게 되면서 ‘코리안니스’에 대해 알게 되었다. 공부하거나 관찰한 것이 아니고 그의 일부가 되어서 함께 살아가면서 알게 된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고통을 감내하는지를 지켜보고 함께 살아내면서 놀라움을 겪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제 삶의 절반 이상을 한국 분들의 표현 방식과 함께 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적인 것을 배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리안니스’라는 건 지금 제 옆에 앉아계신 분들에게서 온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루미는 굉장한 고통을 감내하는데 그 고통을 감내함으로써 강인함을 얻게 된다. 제가 겪은 바로는 한국과 한국인들은 정말 많은 것을 겪어냈는데, 그것을 겪어내고 강인해진 것에 대한 자부심과 거기에서 오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들이 루미를 통해 세계에 보여지고 반영될 수 있어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 감독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함께 만든 이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드는 데 600~700명의 손길이 들어가는데 그분들 중에는 한국인도 있고, 한국계 미국인들도 있고, 제작 과정을 통해 한국 문화와 케이팝에 사랑에 빠진 분들도 계시다.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절대 이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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