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 개막…‘정치적 변수’ 최대 관건

이선영 / 기사승인 : 2025-10-21 14:43:35
신한·우리, 차기 회장 추전 돌입…성과 기반 연임 가능성에 무게
전 정부 시절 취임이 발목…새 정부 정책 기조 부합이 가늠자 될 듯

[SWTV 이선영 기자] 오는 연말부터 주요 금융그룹 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성과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현 정권과의 관계 등 정치적 변수를 넘어설 지가 관심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2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절차를 개시했다. 회추위는 후보군 심의 과정을 거쳐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최종 확대 회추위에서 후보를 선정한다.

▲ (왼쪽부터) 이찬우 농협금융지주회장, 빈대인 BNK 금융지주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회장, 이 위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회장, 황병우 iM금융지주회장. [사진=연합뉴스]

 

최종 후보는 이사회의 적정성 심의를 거쳐 오는 2026년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얻어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오는 11월 말 숏리스트를 확정한 뒤 12월 중 최종 후보를 결정할 전망이다.

내부에서는 진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 후 그룹 순이익 4조원 돌파, 6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하며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진 회장은 특히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장, SBJ은행(일본 현지 법인) 법인장 등을 지낸 대표적 ‘일본통’으로, 재일교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한은행 지분 15~20% 안팎을 보유해 경영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또 내부 후보군에서 경쟁자로 꼽을 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연임에 긍정적이다.

다만,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에서 1300억원대의 파생상품 손실 사고가 발생한 점이 오점으로 꼽힌다. 또 취임 초기 신한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 측근인 김예성씨가 관여한 IMS모빌리티에 3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진 회장은 최근 이재명 정부와의 접점을 좁히는 등 새 정부와의 협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 5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고, 대통령 해외순방에도 동행하며 정부 기조에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도 내부적으로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 회장은 취임 이후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우리투자증권 출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도하며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하는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 주가 상승률은 130%를 웃돌고 있는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임 회장 역시 새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 기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 80조원 규모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약속했다. 또 정부 추진 국민성장펀드에도 민간에서는 처음으로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임 회장 역시 넘어야 할 변수 또한 적지 않다. 그간 우리금융은 타 금융지주에 비해 정치권이나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2021년 12월 예금보험공사의 보유 지분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외풍이 존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그간 내부에서 회장을 선출한 것과 달리 임 회장은 유일한 외부인사 출신이다. 임 회장은 행정고시로 관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친 인물이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빈 회장은 지난 2023년 취임해 2026년 초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해 BNK금융그룹은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억원대 실적을 거두고 밸류업 성과를 내고 있어 연임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건전성 관리나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 있다. 여기에 지난해 발생한 국내 최대 금융사고인 경남은행 횡령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BNK금융지주 임원추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해 오는 12월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을 두고 현 회장이 탁월한 성과를 통해 능력을 입증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기적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진 회장을 비롯해 임 회장, 빈 회장 모두 2022년 말 윤석열 전 정부 출범 이후 선임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또 이번 인사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변수가 존재한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과 국책금융기관 수장들이 현 정부 인사로 채워진 만큼 외부 압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성과와 내부 분위기만을 놓고 보면 금융지주 회장 모두 연임에 무리가 없다”며 “하지만 정권 교체기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부합하고 있는 지가 주요 결정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외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7월 윤희성 전 행장이 퇴임한 이후 공석이다. 수은 행장은 법령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철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근 정부의 경제·금융 관련 보직 개편 방향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새 행장의 선임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김성태 행장 임기가 오는 2026년 1월2일 만료됨에 따라 김형일 전무이사,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양춘근 전 IBK연금보험 대표 등이 차기 행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현 행장이 전무에서 승진한 만큼 이번에도 내부 승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그간 27대를 거쳐오며 임명된 25명의 행장 가운데 내부 출신은 단 5명에 불과해 외부 출신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iM뱅크는 행장직을 겸임해 온 황병우 iM금융 회장이 행장에서 물러나면서 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 경영기획그룹의 강정훈, 수도권그룹의 김기만, 리스크관리그룹의 박병수 부행장이 첫 번째 후보군으로 꼽힌다. 또 그룹 내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는 성태문, 천병규 부사장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역시 오는 12월31일 임기를 마친다. 최 행장은 역대급 실적과 업비트 제휴 성과로 연임 명분을 쌓고 있지만, 케이뱅크가 3번째 기업공개(IPO)를 앞둔 만큼 새 리더십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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