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하데스타운’ 새로이 탄생한 ‘백발의 헤르메스’ 최정원의 재발견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6 13:46:00

[스포츠W 임가을 기자]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 중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와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 사진=에스앤코

 

2016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하데스타운’은 2019년 브로드웨이 진출 후 제73회 토니어워즈 8관왕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2021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올렸고,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비롯해 남자 주연상, 여자 조연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하데스타운’ 속 등장인물은 그리스 신화와 전반적인 서사는 비슷하지만, 현대적인 배경에 맞춰 여러 요소가 바뀐 채 재탄생됐다. 새로 쓰여지며 한층 더 입체적인 인물이 된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현실에 밀착 되어있다.

신화 속 리라를 뜯으며 자신의 뮤즈를 위해 노래하던 음악가 오르페우스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바에서 웨이터 일을 병행하는 가난한 작곡가가 됐고, 독사에 물려 죽음을 맞이했던 그의 연인 에우리디케는 가난과 추위와 같은 생존에 관련한 문제에 고뇌하다 결국 살기 위해 하데스가 지배하는 지하 광산에 자진해서 내려간 현실적인 인물이 됐다.

특히 극 중 코러스에 속하는 운명의 세 여신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기존 신화에서는 운명의 실을 지어 인간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관장하지만 ‘하데스타운’에서는 단순히 운명을 강제하지 않고, 걱정과 의심, 불안 등 인간이라면 공존할 수 밖에 없는 부정적인 심리를 부추기는 역할로 등장해 오르페우스의 마지막 결정에 설득력을 높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 사진=에스앤코

 

이처럼 신화 속 인물들에 숨어있던 가능성으로 신선함을 보여줬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 비극이 아닌 새로운 결말을 만들어내지는 않았다. 

 

다만 ‘하데스타운’은 슬픈 이야기가 반복되는 동안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작은 희망에 주목했다. 이미 죽음이라는 결말이 예정되어 있는 인생에서의 의미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랑과 기쁨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다.

‘하데스타운’은 대사 없이 오직 노래로 진행되는 성 스루(Sung-Through) 뮤지컬이다. 아메리칸 포크와 블루스, 재즈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37곡의 넘버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오르페우스 역을 맡은 남성 보컬이 감미로운 가성을 주로 활용해 고음역대의 노래를 소화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보편적인 뮤지컬의 경우 숨겨진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연주하던 밴드는 ‘하데스타운’에서 배우들과 무대 위에서 눈을 맞추고 함께 호흡한다. 극 중 배우들과 밴드 멤버가 무대 중앙에서 함께 춤을 추거나, 배우가 밴드 멤버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등의 장면들로 엄연히 그들도 극의 일부임을 강조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 사진=에스앤코

 

재즈틱한 넘버가 대두되는 만큼 밴드 중에서도 트롬본 사운드가 돋보인다. 극 중 이목을 잡아 끄는 현란한 트롬본 연주는 배우들의 노래 못지않은 박수를 이끌어냈다.


무대 디자인 역시 탁월하다. 제목에 걸맞게 하나의 작은 마을을 구현해 낸 ‘하데스타운’의 무대는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며 부르는 ‘Wait for Me’에서 빛을 발한다. 작품의 시그니처로 꼽히는 조명등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비롯해 넘버 도중 순식간에 이뤄지는 세트 전환은 라이브로 펼쳐지는 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전율을 선사한다.

‘하데스타운’은 이번 시즌에서 처음으로 젠더프리 캐스팅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여성 ‘헤르메스’에 이름을 올린 최정원은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보컬과 내레이션을 소화하며 관객들을 이야기 속으로 이끈다. 

 

백발이 인상적인 최정원의 헤르메스에게서는 정이 느껴진다. 

 

두 연인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에서 애정을 숨길 수 없고, 그들을 안내하는 내레이션에는 애처로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연인들의 슬픈 노래에 함께 아파하는 그의 헤르메스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한편 ‘하데스타운’은 조형균, 박강현, 김민석, 최정원, 최재림, 강홍석, 김선영, 린아, 김환희, 김수하, 지현준, 양준모, 김우형 등이 출연하며 오는 10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저작권자ⓒ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 [쇼츠인터뷰] '단독 선두' 유현조 "첫 홀 이글, 너무 행복한 시작"

    [쇼츠인터뷰] '단독 선두' 유현조 "첫 홀 이글, 너무 행복한 시작"

    제주도 골프 에피소드: 엄마 캐디의 웃픈 순간

    제주도 골프 에피소드: 엄마 캐디의 웃픈 순간

  • [온앤오프] 이틀간 17언더파를 몰아친 무서운 기세! KLPGA투어 이지현 프로와의 생기발랄 인터뷰

    [온앤오프] 이틀간 17언더파를 몰아친 무서운 기세! KLPGA투어 이지현 프로와의 생기발랄 인터뷰

    TV에서 동료들과의 경쟁을 견뎌낸 신다인 이야기

    TV에서 동료들과의 경쟁을 견뎌낸 신다인 이야기

  • [쇼츠인터뷰] '시즌 5승 도전' 서교림, KG 레이디스 오픈 2R 믹스트존 코멘트

    [쇼츠인터뷰] '시즌 5승 도전' 서교림, KG 레이디스 오픈 2R 믹스트존 코멘트

    [맛.Zip] 처음 들어보는 신박한 스윙 꿀팁의 향연! KLPGA투어 이지현 프로의 실전 스윙

    [맛.Zip] 처음 들어보는 신박한 스윙 꿀팁의 향연! KLPGA투어 이지현 프로의 실전 스윙

  • [쇼츠인터뷰] 김나영, KG레이디스오픈 1R 믹스트존 코멘트 "우승하러 왔어요"

    [쇼츠인터뷰] 김나영, KG레이디스오픈 1R 믹스트존 코멘트 "우승하러 왔어요"

    [쇼츠인터뷰] '부상 딛고 시즌 최소타 타이' 현세린, KG레이디스오픈 1R 믹스트존 코멘트

    [쇼츠인터뷰] '부상 딛고 시즌 최소타 타이' 현세린, KG레이디스오픈 1R 믹스트존 코멘트

  • 신다인 프로의 믿기 힘든 카트도로 우승 비화 공개!

    신다인 프로의 믿기 힘든 카트도로 우승 비화 공개!

    야구 선수 경력에 개그 욕심까지...'미안하다 몰라봤다'KLPGA투어 최장신-최장타자 김나현의 반전 골프 스토리

    야구 선수 경력에 개그 욕심까지...'미안하다 몰라봤다'KLPGA투어 최장신-최장타자 김나현의 반전 골프 스토리

  • "이래서 연애를 못하나?' '연애 기피' 공동 1위 한지원 배수연의 MBTI 토크

    "이래서 연애를 못하나?' '연애 기피' 공동 1위 한지원 배수연의 MBTI 토크

    장은수,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기념 내백공 풀버전 영상

    장은수,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기념 내백공 풀버전 영상

  • HJ중공업 여자프로골프단 창단식 현장 스케치

    HJ중공업 여자프로골프단 창단식 현장 스케치

    유해란, '60' 새긴 테일러메이드 TP5 커스텀 골프공 받았다

    유해란, '60' 새긴 테일러메이드 TP5 커스텀 골프공 받았다

  • [쇼츠인터뷰] 김민솔 한국여자오픈 우승 기자회견 주요 코멘트

    [쇼츠인터뷰] 김민솔 한국여자오픈 우승 기자회견 주요 코멘트

    [쇼츠뉴스] 유서연, 31개월 만의 톱10… KLPGA투어 덕신EPC 챔피언십 톱10 브리핑

    [쇼츠뉴스] 유서연, 31개월 만의 톱10… KLPGA투어 덕신EPC 챔피언십 톱10 브리핑

  • [쇼츠인터뷰] '깜짝 우승 경쟁' 유서연 "좋아진 몸 덕분이죠"

    [쇼츠인터뷰] '깜짝 우승 경쟁' 유서연 "좋아진 몸 덕분이죠"

    [쇼츠뉴스] 현역 최강 여자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바움가드너 할머니는 한국인

    [쇼츠뉴스] 현역 최강 여자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바움가드너 할머니는 한국인

KLPGA 라이브

인터뷰

WTA 인사이드

리뷰 & 쇼케이스

내 골프백을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