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오브 인터레스트’ 10년 걸린 정교한 설계 과정 “영화적 묘사 피하고 법의학적으로 바라봐”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4-06-07 08:53:04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지난 5일 개봉한 가운데, 메이킹 영상을 통해 장장 10년에 걸친 설계 과정을 공개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대학살이 일어난 장소 바로 옆에 자신들만의 낙원을 만들어 생활한 동명의 실존 인물의 삶을 영화화했다.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과 스탭들은 이들의 기록을 찾기 위해 3년 동안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박물관에서 조사를 시작했고, 피해자들과 생존자들의 수많은 증언이 담긴 블랙북에서 회스 가족의 집을 찍은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사진=찬란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은 메이킹 영상을 통해 이 사진을 언급하며 “그들이 처음부터 학살자였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전한다. 우리와 다를 것 없는 보통의 인간이고, 그들이 꿈꿨던  것 역시 보통의 욕망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거다. 

 

실제 회스 가족의 집에서 일했던 정원사 역시 남편 루돌프의 전출 사건을 알게 된 아내 헤트비히가 불평을 늘어놓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는데, 헤트비히가 정성을 다해 가꾼 집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분개하며, 강제로 쫓아내지 않는 이상 자기 발로는 절대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는 증언은 영화의 가장 중요한 스토리의 시작점이 됐다.


또, 평온한 일상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대학살에 대한 아이디어를 영화로 구현시키기 위해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둘러싼 40㎢ 지역인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지리적, 심리적 측면과 그곳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무서울 정도로 꼼꼼하게 그려냈다. 

 

실제 회스 부부가 거주했던 집을 과거 사진과 도면에 따라 완벽히 재현해 냈고, 이 장소는 회스 부부의 실제 집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으로 지리적으로도 유사한 점을 갖고 있다.

영화 자체가 나치가 사는 집의 빅 브라더, 즉 악의적인 감시처럼 보이길 원한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은 영화적인 요소를 제외하기 위해 어떤 조명도, 촬영 장비도 없이 오직 카메라만을 활용했고, 감독과 촬영 스탭 모두 촬영장 인근에 설치한 별도의 콘크리트 벙커에서 카메라를 통해 현장을 관찰했다.

 

헤트비히 회스를 연기한 산드라 휠러는 당시의 경험에 대해 “집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 역사에 둘러싸여 완전히 홀로 있다는 느낌을 줬다. 마치 진짜 감시당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영화는 아름답게 꾸며진 집과 평화로운 회스 가족의 일상을 비춤과 동시에, 아우슈비츠 수용소 내부를 상상하게 하는 시각적, 청각적 신호를 끊임없이 쌓아간다. 

 

사운드 디자인팀은 아우슈비츠 상황에 대한 600쪽 분량의 연구를 토대로 2022년 파리 폭동, 베를린 지하철, 함부르크의 축구 경기장 내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생활 소음을 바탕으로 화면을 침투하는 강력한 음향을 완성해 냈다.

사전 조사부터 프로덕션 디자인, 촬영, 사운드 작업 등의 과정이 무려 10년에 달하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정교하게 직조해 낸 이미지와 사운드가 끊임없이 충돌하며 강력한 영화적 체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은 “가해자를 악당으로 묘사해 왔던 기존의 영화적인 묘사를 피하고 법의학적으로 바라보고 싶었다. 진실에 최대한 가까워지는 것이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관객들이 영화 속 인물에 스스로를 투영하고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현재 시점에서 새로운 경험을 창조할 수 있도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의도에서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은 관객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4K로 영화를 제작한 것은 물론, 대사 자막 폰트와 사이즈, 색상까지 섬세하게 디렉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담장 밖, 수용소 책임자 루돌프 회스 장교 부부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공포를 전하는 영화로,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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