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스키의 별’ 전민철, ‘백조의 호수’로 금의환향…“첫 시즌의 결과 보여줄 것”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4 15:59:15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세계에서 제일 가는 발레단, 마린스키에서 맹활약 중인 발레리노 전민철이 ‘백조의 호수’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 [SWTV 스포츠W 임가을 기자] 세계에서 제일 가는 발레단, 마린스키에서 맹활약 중인 발레리노 전민철이 ‘백조의 호수’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사진=예술의전당)


전민철은 지난해 10월 마린스키에 정식으로 입단해 군무(코르드발레) 단원을 생략하고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백조의 호수’, ‘지젤’,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등 주요 레퍼토리에 주역으로 참여했고, 첫 시즌을 마친 뒤 고국으로 금의환향해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 ‘백조의 호수’를 선보인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예술의전당 &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기자간담회에서 전민철은 “마린스키에서 경험하고 배운 시간의 결과물을 이번 공연으로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설레고 기대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러시아에서의 첫 시즌을 마친 그는 삶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전민철은 “한국에서는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연습실에 살다시피 했었는데, 러시아에서는 여유가 생기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다른 공연을 보며 영감을 채울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그 시간이 제게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마린스키 극장을 품고 있는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전민철은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 자체가 제게 주는 영감이 컸다. 발레단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거리조차 아름답게 느껴졌고, 여러 생각에 잠겼던 그 시간이 제 춤에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들만 모이는 발레단에서 전민철이 배운 점은 다름 아닌 연기였다. 그는 “많이 놀랐고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반드시 배우고 빨리 습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마린스키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 사진=예술의전당


전민철은 “마린스키의 무대에서는 주연 무용수를 비롯해 출연하는 모든 인원이 각자의 인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명확히 느껴졌다. 단지 가만히 서 있는 역할조차 그냥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감정을 공연이 끝날 때까지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주역이라는 기회를 얻어서 무대를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이러한 연기적 요소를 가장 빠르게 습득해서 한 공연 한 공연마다 최선을 다했다. 이걸 바탕으로 지그프리드가 풀어내는 이야기를 관객분들에게 전달하는 게 제가 이번 ‘백조의 호수’ 공연에서 가진 목표”라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1989년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 올랐던 문 단장도 감정 연기에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마린스키에 가서 ‘지젤’을 출 때 그 연기력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라면서, “우리나라 무용수들의 기술은 나무랄 게 없지만, 관객과 소통할 때 기술은 어디까지나 표현의 수단이어야 한다. 배역에 접근할 때 기술을 넘어서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와 섬세한 연기력의 발전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번 무대를 함께 꾸리는 전민철과 유니버설발레단은 끈끈한 연으로 맺어져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줄리아발레아카데미 출신인 그는 선화예중·고와 유니버설발레단 주니어컴퍼니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영재로 조기 입학했다.

선화예고 시절부터 그를 눈여겨봤던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전민철이 마린스키에 입단하기 직전 유니버설발레단 40주년 공연 ‘라 바야데르’에 캐스팅해 첫 전막 주연 데뷔를 치러주었고, 이후에도 ‘지젤’ 무대에 세워 무대 경험을 늘려주었다.

 

▲ 사진=예술의전당 

문 단장은 “러시아로 가기 전 좋은 경험을 쌓아주고 싶었던 마음이었는데 마린스키에서도 바로 전막을 맡게 되어 보람이 컸다”라며, “러시아로 간 지 1년도 안 되었는데 여러 쇼츠로 접하는 그의 모습에 매번 감탄한다.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작품을 거뜬히 소화해 내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자랑스럽다. 김기민, 박세은의 뒤를 이어 전민철 발레리노가 세계적인 스타로 주목받고 있어 감사하고 뿌듯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민철 역시 “마린스키에서 주역 무용수로서 많은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첫걸음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했던 ‘라 바야데르’와 ‘지젤’의 경험은 너무나 큰 경험이었고, 그 경험이 없이 마린스키에 갔다면 훨씬 더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고 시간도 오래 걸렸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한국의 1세대 발레리나이자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 멤버로서 우리나라 발레가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이바지한 문 단장이기에 ‘마린스키의 별’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돌아온 전민철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문 단장은 “1984년 발레단이 창단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발레 불모지여서 발레에 대한 이해조차도 없었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국 발레는 우뚝 섰고, 멀리 왔다는 걸 많이 느낀다. 거기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민철이 나이 때는 세계적인 발레단에 일본 무용수가 있었고, 한국 무용수가 없었다. 근데 지금은 발레단에 입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연 무용수까지 올라가 세계적인 스타가 탄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 사진=예술의전당

이들이 선보이는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프티파, 이바노프의 안무로 완성된 정통 클래식 발레로, 고전 발레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92년 국내 최초로 마린스키 스타일의 ‘백조의 호수’를 수입해 초연을 올린 유니버설발레단은 이후 세계 주요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전민철은 “‘백조의 호수’라는 작품으로 관객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어릴 때부터 마린스키에 와서까지도 정말 애정하는 발레이고, 마린스키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이기도 하다”라고 작품이 지닌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이어 그는 “저희 발레단에서는 이 공연이 무수히 많이 올려졌기 때문에 많은 무용수들이 추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기도 하고 직접 추기도 했다”라면서, “이 작품을 봤을 때 백조들이 나누는 말과 왕자와의 소통, 스토리가 프로그램북 없이도 확연히 이해되었다. 이래서 ‘백조의 호수’가 클래식 발레이고, 이 시대까지 공연 횟수가 가장 많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민철과 함께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오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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