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기한까지 ‘절반’만 납품…리베이트 의혹 논란
[SWTV 이선영 기자] NH농협생명이 판촉물 구매 과정에서 직원 가족 업체와 수 십억원의 수의계약을 맺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리베이트 수단으로 활용된 것인 지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2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1일 농협생명 판촉물 수의계약과 관련해 검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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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H농협생명 사옥. [사진=NH농협생명]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농협중앙회에서 제출받은 농협생명 감사 자료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지난해 12월31일 농협하나로유통삼송농산물종합유통센터(이하 삼송유통센터)와 지역 농·축협 총국 17곳에 공급할 판촉용 핸드크림 3종 세트를 구입하는 수의 계약을 체결했다. 한 세트당 단가는 2만원으로, 총 10만개(20억원 상당)를 구매하는 내용이다.
당시 품의서에는 ‘농·축협 부문 사업 목표(300억원) 필달을 위한 총력 추진 기반 강화 목적이다’라고 기재돼 있다.
농협생명은 삼송유통센터와 AO, 라인플러스 3개 업체에서 견적서를 받았고, 이후 삼송유통센터가 가장 낮은 단가를 제시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송유통센터가 다시 AO, 라인플러스에 하청을 주면서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두 업체는 다시 ‘지현살롱’이라는 업체에 재하청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화장품 제조사도 아닌 유통사만 3곳이 등장한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최종 재하청을 받은 업체가 농협생명 직원 여동생이 운영하는 피부관리숍이라는 점도 논란이다.
문제는 이뿐 아니라 납품수량 및 가격에도 의문이다. 핸드크림은 납품기한인 지난 2월28일까지 계약과 다르게 5만개만 보급됐다. 이와 관련된 제보가 농협중앙회에 접수됐고, 농협금융지주가 이를 전달받아 지난 8월28일~9월11일 사이 현장 감사를 진행했다.
나머지 5만개 핸드크림은 농협금융의 감사가 시작된 직후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도 논란거리다. 판촉물로 구매한 핸드크림 3종 세트는 1세트당 단가가 2만원으로 책정됐다. 인터넷 판매 가격이 3만7000원인데, 대량 구매를 고려해 2만원까지 낮췄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요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구매 상위권에 오른 상품 가운데 비슷한 성분과 용량의 핸드크림 세트의 가격은 1만원 안팎으로, 나머지 차액에 대한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문제의 핸드크림이 경기도 용인 소재 한 회사가 제조하고 판매자는 코스메디엠이 담당한 것으로 기제돼 있는데, 코스메디엠은 자본금 1000만원에 1997년생 대표 1명이 전부인 회사다.
이들은 지난해 11월14일에서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화장품 책임 판매업 허가를 받았고, 허가받은 지 약 1개월 만에 해당 핸드크림을 만들어 유통했다. 농협생명은 이를 20억원 어치나 주문한 것이다. 즉, 코스메디엠→지현살롱→에이오·라인플러스→삼송센터→농협생명 순서로 유통된 셈이다.
해당 핸드크림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 주소가 ‘jhsalon’이라는 점도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는 문제가 된 지현살롱을 나타내는 아이디로 추정된다. 결국 농협생명 직원 가족이 운영하는 지현살롱이 해당 핸드크림을 직접 납품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에 금감원은 리베이트 가능성을 집중 들여다 보고 있다. 특히 10억원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리베이트 의혹이 사실로 들어나면 농협생명 경영진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지도부와도 연관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병희 농협생명 대표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직후 선임한 인물로, 사실상 ‘강 회장의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최근 강 회장에 대해 1억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로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농협생명 측은 “현재 감사 중인 사안이라 세부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라며 함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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