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김종현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관세협상 세부안을 타결했다. 여기에 핵 추진잠수합 건조까지 합의하면서 방위비 부담에 대한 해법이 마련됐다는 평이다.
30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세부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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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먼저 큰 틀에서 현금 투자 2000억달러(한화 약 284조6000억원)와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한화 약 213조4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현금투자액은 총 2000억달러로 설정하면서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합의된 것다.
김 실장은 브리핑에서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 조정을 요청할 별도 근거도 마련했다”며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지만 실제 조달은 장기간 이뤄져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완화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원리금을 일정 부분 보장하는 안전장치를 담았다. 양 국은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에만 투자금을 넣기로 업무협약(MOU)에 명시하고 원리금 상환 전까지 수익을 5대5로 배분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상호관세는 15%로 낮춰진다. 또 현재 25%의 자동차 품목관세도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품목관세 가운데 의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양 국은 또 마스가에 투자되는 1500억달러에 대해 한국기업 주도로 현금 투자와 정부 보증을 병행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신규 선박 건조 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을 포함해 우리의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고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라고 말했다.
앞서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주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특별연설에서 한국과의 협력 사업으로 조선업을 강조하며 “우리(한미)는 매우 특별한 관계와 유대를 가지고 있다. 실제 우리는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양 국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요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하면서 방위비 압박에 대한 해법도 모색하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라고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그것에 기반해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핵 추진 잠수함을 바로 여기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다”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한미 관세협상이 마무리 되면서 미국 수출에 대한 큰 고비를 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계는 “금융 패키지를 포함한 폭넓은 합의에 이른 데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30일 논평에서 “이번 협상은 양 국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달성한 중요한 외교·경제 성과다”며 “한미 양 국이 상호 이익과 공동 번영이라는 대원칙을 공유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그동안 한국경제와 증시를 억눌러왔던 악재 소멸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환시장 안정과 함께 (코스피) 5000을 향한 여정이 지속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통화스와프 없이 연 최대 200억달러를 조달하는 과제를 안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우리 보유 외환자산의 운용수익으로 대부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본적으로 우리 외화자산의 운용수익, 이자나 배당 수익이 상당히 많아 그쪽에 기대어 활용할 생각이다. 우리 (외환) 시장에서 바로 조달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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