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인터뷰] 김우겸, '한국이 싫어서'로 더욱 단단하고 확고해지다

노이슬 / 기사승인 : 2025-01-30 07: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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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최근 대한민국은 글로벌 콘텐츠 중심에 서 있다. 지난해 12월 넷플릭스 글로벌 메가 히트작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되며 또 한번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사극, 멜로, 판타지, 액션 등 장르를 불문하고 전 세계에서 K-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흠 잡을 데 없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스타들이 대거 탄생했다. 캐릭터의 비중을 떠나 극의 중심에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며 글로벌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신인들을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아 스포츠W가 집중 소개해본다.

 

2014년 단편영화 '뿔'로 데뷔, 올해로 11년차가 된 배우 김우겸은 허무맹랑한 판타지 장르라 할지라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일상 연기가 탁월한 배우다. '복날', '세이레', '낫아웃', '경아의 딸' 등 다수의 독립영화를 통해 얼굴을 알렸으며, 드라마 '멜로가 체질', '싸이코지만 괜찮아',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등의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 변주로 꾸준한 저력을 보여왔다. 특히 독립영화 마니아들에게 김우겸은 너무도 유명하다. 그는 2024년 두 편의 영화 '한국이 싫어서', '공작새', 그리고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에서 불륜남으로 깜짝 활약하며 대중을 만났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 지명 役 김우겸/㈜디스테이션

 

현빈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체결 후 지난 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한국이 싫어서'로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리고 1년 후, '한국이 싫어서'는 정식 개봉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모든 걸 뒤로하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잠 못 드는 밤', '한여름의 판타지아' 등으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 장건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고아성, 김우겸, 주종혁 등이 호흡을 맞췄다. 현 시점의 대한민국의 청년들이라면 제목부터 공감하고, 그 선택을 했을 때 마주하는 현실을 비춤으로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김우겸은 극중 계나의 오랜 연인인 지명을 연기했다. 지명은 계나와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뉴질랜드로 떠나는 계나를 잡지 못하고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며 기다리는 인물이다. 누군가에게는 답답해 보이는 캐릭터일수도 있는 캐릭터다. 게다가 잠시 돌아온 계나를 받아주기까지 한다. 계나가 떠나도 돌아와도 항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올곧음이 있다. 언제 돌아와도 편안한 모습과 올곧음은 배우 김우겸과도 닮아있다. "장건재 감독님과 미팅했을 때 서로 편안한 분위기였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어느 정도 지명과 닮은 부분이 있다고 느끼신 것 같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충실한 면모가 성실하고 정직하게 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 인간적인 부분도 편하게 대화했다. 그 충실함을 감독님이 흥미롭게 보신 게 아닐까 싶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 지명 役 김우겸 스틸/㈜디스테이션

 

지명은 자신의 주어진 삶 안에서 꿈을 찾고, 누구 못지 않게 평범하게 한국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떠나고자 하는 계나의 마음과 순응하면서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지명의 마음은 모두가 공감한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어떤 삶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김우겸 역시 "제 안에는 계나도 지명도 있다고 생각한다. 계나와 지명의 마음이 부딪혀서 싸우기도 한다. 내 일에 흥미가 없고 내 자신이 마음에 안 들때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이 계나의 마음인 것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내 자신이 너무 마음에 안들기도 하고, 모든 게 불만족스럽다. 새로운 환경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연기하다가 잘 안 풀리기도 하고 정말 깜깜하고 제 모습이 마음이 안 들고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게 될 때 도망치고 싶었다. 저는 20대 중반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고 싶었다. 익숙한 나를 탈피하고 싶었고 새로운 나를 느끼고 싶어서.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자신이 마음에 안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 개막작으로 선정된 '한국이 싫어서'. 김우겸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연이 깊다. 같은 해 개봉한 영화 '공작새' 역시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 왓챠상 수상작이다. "제가 스무살 중반에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맞춰서 휴가를 나온 적이 있다. 제가 간담회를 했던 장소에서 영화를 봤었기에 감회가 더 남달랐다. 또 '공작새'를 연출한 변성빈 감독과 첫 호흡했던 졸업작품(데뷔작) '뿔'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서 신기했었다. 개막작으로 선정됐을 때는 정말 정신 없이 지나갔지만 감회가 정말 새로웠다."

 

김우겸은 데뷔작을 함께한 변성빈 감독의 첫 장편영화 '공작새'로도 관객들을 만났다. '공작새'는 차별과 편견 속에서 살아가던 왁킹 댄서인 트랜스젠더 '신명'(해준)이 아버지 ‘덕길’의 죽음 이후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센세이션 드라마로, 10월 23일 개봉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왓챠상을 수상 후  제12회 서울국제프라이드 영화제 개막작 선정, 제66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 초청되는 등 전 세계 62개 영화제에 초청,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3년만에 일반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영화 '공작새' 우기 役 김우겸 스틸/㈜영화사그램

 

왁킹과 농악, 그리고 샤머니즘의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공작새'에서 김우겸이 연기한 우기는 주인공 신명(해준)이 자신의 고향 호창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다. 자연스러운 일상 연기로 공감을 자아내는 김우겸은 '공작새'에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우기가 농악에서 상쇠(꽹과리)인 것처럼, 김우겸은 극의 흐름을 주도하고, 조화를 이끌어냈다. 김우겸은 작품을 통해 농악을 처음 접했지만, 전수자들의 태도에서부터 배웠다. 그리고 그 모습은 우기에 녹아내려고 노력했다. 

 

"농악이라는 것은 우기 역할이 아니었다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농악을 멀리서 볼 땐 흥미가 없었는데 가까이 들여다보면 볼수록 제게는 너무 감동이 있었다. 저에게 꽹과리를 알려준 사부님이 상쇠 역할을 맡으면서 전수생을 이끈 적이 있었는데 보다가 눈물이 났다. 너무 감동적이더라. 평소에는 그냥 고창에 계신 아저씨 같은데 꽹과리를 잡고 부포를 쓰고, 상쇠라는 자리에 딱 들어가니까 그 분이 이 꽹과리를 얼마나 애정하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직관적으로 느껴졌고, 정말 이상하게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이었다. 어떤 매체든 좋은 예술을 하는 사람은 늘 그사람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점점 농악이라는 것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고 동시에 그런 분의 경지와 깊이를 보니까 부담을 느꼈다는 게 제일 힘들었던 점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누를 끼치지 않도록 기술보다는 그분들의 태도를 닮아가려고 했던 것 같다."  

 

어느 덧 꾸준히 연기활동을 하면서 내공을 쌓고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김우겸. 사실 그는 주도적이고 리더십 있는 모습으로 자라길 바라는 어머니의 바람에 따라 예고에 진학했다. 집 가까운 곳에 안양예고가 있었고, 수학을 잘 못했기 때문에 대입시험을 걱정하던 끝에 선택한 것이다. 예고 진학 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관심도 생겼다. 단순히 수업 과목 중 하나였던 '연기'는 이제 김우겸의 삶이 되었다. 그는 스스로 '한국이 싫어서'의 지명이가 됐다고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먼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내가 맡은 인물을 재밌고, 이 인물과 헤어지기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작업을 하는 배우였으면 한다. '한국이 싫어서'를 제안 받은 때가 서른 살로 넘어가는 초반이었는데 터닝 포인트가 됐다. 지명이도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게 분명히 있다. 그것에 대한 것이 너무 분명해서 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다. 기자로서 엄청나게 확고한 꿈을 가지고 있다. 저도 '한국이 싫어서'를 통해 색다른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제 꿈이 확고해진 만큼 더 열린 마음으로 스스로 고립되지 않고 용감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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