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이' 류경수 "대체불가 악역 이미지? 대성공이라 생각"

노이슬 / 기사승인 : 2023-02-10 04:04:01

[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 류경수는 2019년 '자백'을 시작으로 연이은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하며 대세로 떠올랐다. 많은 대중은 류경수를 신인으로 생각하지만, 무려 16년차 베테랑 배우다. 류경수의 연기 인생은 연상호 감독과 넷플릭스를 만나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현재 류경수는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연상호 감독의 '뮤즈'다.


그런 류경수가 연상호 감독과 함께한 두번째 작품 '정이'를 공개했다. '정이'(감독 연상호)는 폐허가 된 지구를 떠나 우주에 새로운 터전을 만든 미래, 식물인간이 된 용병 윤정이의 뇌를 복제해 A.I. 전투 용병을 개발하려 연구하는 내용의 SF 영화다. 공개 3일만에 글로벌 넷플릭스 (비영어 작품) 기준 1위에 올랐다. 이로써 류경수는 '지옥'으로 시리즈, '정이'로 영화까지 글로벌 1위에 오른 글로벌 스타가 됐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 김상훈 役 류경수/넷플릭스

 

류경수는 특유의 날렵한 눈매와 강렬한 눈빛으로 시청자를 압도한다. 하지만 실제 만난 그는 수줍음이 많고 말수도 적었다. 데뷔 17년차지만 여전히 신인같은 마인드다. 대면 라운드 인터뷰가 처음인 류경수는 '정이' 공개 후 스포츠W와 만나 "이 정도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예상치 못한 좋은 성적에 기뻐했다.

'정이'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성애와 인류애에 기존에 기존에 한국 영화에서는 드물게 시도된 우주 SF 비주얼이 결합돼 새로움을 전한다. 공개 2주차에도 87개국에 TOP 10에 오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이한 점은 남미와 유럽쪽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점이다. 어떤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을까. 류경수는 "변하지 않는 가치"라고 답했다.

"미국은 SF 영화가 굉장히 많다. 사실 그래서 더 신기하기도 하다. 제가 연기를 하고 있지만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몇 가지의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었다. 결국 영화나 배우는 관객이 없으면 성립이 되지 않는다. 존재할 수 없다. 그 관객들 생각이 맞는 것 같다. 개인의 살아온 환경이나 이런 것들이 다르니까 같은 작품을 봐도 반응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또 취향에 따라 갈리기도 할 것이다. 어떤 반응이라도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

류경수는 '정이'에서 크로노이드 연구소장 김상훈으로 분했다. 상훈은 연합군 승리의 열쇠가 될 정이의 뇌복제 실험을 꼭 성공 시켜야하는 인물이다. 류경수는 연상호 감독과 '지옥'에 이어 만났다. "소재도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연상호 감독이었다. 연상호 감독님의 현장은 너무 좋다. 편하고 재밌다. 대게 출근하기 너무 싫다는 분들 많다. 저도 그렇다. 근데 여기는 매일 출근할 때 기대가 된다. 기대가 되고 되게 재밌다. 웃으면서 맨날 행복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벌써 세번째 작품이다. 지금 하는 '선산'도 연상호 감독님의 기획이다. 감독님이 부르시면 어떤 이야기든 역할 비중에 따라서 항상 감사하게 할 것 같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 김상훈 役 류경수 스틸/넷플릭스

 

극 중 김상훈은 아버지에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가장 컸다. 모든 행동과 말투까지도 과하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불편한 사람'의 부류 중 하나다. 류경수는 그 포인트에 집중했다. "비밀을 간직하고있는 캐릭터였다. 비밀을 저만 알고 있다. 고민을 많이 했던 캐릭터다. 말도 안되는 유머도 날리고 한다. 상훈이라는 캐릭터는 우리 주변에서 보여지는 가장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사람의 이미지다. 일부러 얼굴에 근육, 주름 같은 것을 많이 보여지게 하려고 노력했다. "

상훈과 부친의 관계는 결코 평범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이는 정이(김현주), 윤서현(강수연) 모녀와는 상반돼, 비교되기도 한다. 류경수는 "제가 어릴 때 생각하는 우리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들은 어느샌가 아버지의 모습을 자신도도 모르게 하고 있다.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류경수의 밉살스러운 캐릭터 연기는 대체할 자가 없다는 평을 받았다. 앞서 연상호 감독은 류경수가 연기에 임하는 자세나 스타일이 박정민을 보는 것 같다고극찬한 바. 하지만 계속되는 악역은 배우의 이미지로 굳히기도 한다. 이같은 우려에 류경수는 "대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배우는 그 캐릭터로, 배우로서보다 캐릭터만 생각한다. 상훈은 신뢰가 안 가는 캐릭터가 맞다. 액면가는 어려보이는데 연구소장이라는 직책이다. 그런 것에서 오는 아이러니함. 내가 좀 별로로 보이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연기를 약하게 할 수도 없다. 최대치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또 다음 문제다. 그건 저한테 새로운 숙제다. 캐릭터로 저를 알아봐주시고 기억해주시는 것은 대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 김상훈 役 류경수/넷플릭스

 

배우로서 자신의 매력 포인트는 눈이다. "예전에는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평범한 얼굴이다. 심심하게 생겼다. 진하게 생기지는 않았다. 눈으로 감정표현하는 것은 중요하다. 또 눈이 돋보인다는 칭찬은 좋은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연상호 감독과 함께 김현주 역시 '지옥'에 이어 만났다. 또한 '정이'는 제작 단계부터 故강수연의 오랜만의 신작이며, 유작으로 남았다. 류경수는 "리얼리즘을 되게 좋아한다. 반대로 연상호 감독님과 계속 작업하게 된 것은 만화적인 세계관에 흥미를 많이 느낀다"고 다했다.

이어 "'지옥'에서 처음 만났을 때 엄청난 포스가 느껴졌다. 너무 가까워져서 장난을 많이 친다. 너무 편해져서. 뭔가 가까이 다가기기 어려운 사람이라 생각했느데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주신다. 많이 붙는 씬이 없어도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많이 의지할 수 있게 해주신다. 품어주시는 분이다. '정이' 하면서 친해졌다. '지옥' 때는 많이 못 뵀다. 선배님은 자리도 많이 나가시는 편이 아니라고 하더라. 그때 되게 많이 가까워졌다"고 했다.

故강수연과의 첫 만남도 떠올렸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다. 일상 대화에서도 되게 칭찬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더 힘이 됐던 것 같다. 귀염둥이였다. 너무 전설속, 이야기로만 전해오던 배우다. 혼나면 어떡하지 걱정이 많았다. 근데 처음 만남 때 만났는데 너무 밝게 인사를 해주셨다. 마치 알던 사이처럼. 첫 모임에서 술 자리에서 이야기하다 화장실에 가려는데 '쟤 너무 매력있다. 쟤 너무 괜찮다'는 말씀을 해주신 것을 들었다. 그때 너무 행복했다. 저는 촬영장에서 간식 담당이었다. 맛없다고 한마디도 안하셨다. 그냥 촬영장이 너무 좋았다. 잘하고 싶었다."
 

▲넷플릭스 영화 '정이' 김상훈 役 류경수/넷플릭스

 

그러면서 류경수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지만 연기 조언을 얻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제가 편하게 할 수 있게 의상도 해주시는게 최고의 도움인 것 같다. 마음 편하게 밥없이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는게 최고의 선배라고 생각한다. 후배 배우들이 편하게. 최고의 도움이라는 생각이 있다. 릴렉스 된 상태가 중요하다. 주눅이 들면 안된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곡 했다.

류경수에 '정이'는 의미가 굉장히 큰 작품이다. "함께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저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간 관계, 사람들끼리 어떤 강요없이 행복하게 서로를 배려하면서 좋은 과정을 겪으면 결과가 조금 아쉽더라도 계속 만나고 싶고 그렇다. 그래서 저는 과정의 힘을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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