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오한길 기자] DL이앤씨가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조합장 해임’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도덕적·법적 위기에 직면했다. 단순한 사업장 갈등을 넘어 법적 리스크와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물론 경영진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장 해임 총회가 법적 절차를 어기고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게다가 DL이앤씨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도와 해당 총회 성사를 도왔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담당 임직원은 물론 박상신 대표까지 경질성 인사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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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 [사진=조합원] |
이에 상대원2구역 정수은 조합장 외 6명은 수원지방법원에 임시총회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첫 심문 기일은 8일이다. 이는 앞서 지난 4일 비대위 주도로 진행된 ‘조합장 및 이사 2인 해임’ 조합 총회가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조치다.
실제로 해당 총회는 조합 정관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임시총회는 7일 전 총회장소 변경 고지를 해야 하지만, 비대위는 적법한 고지 없이 총회 당일 DL이앤씨 사무실을 총회 장소로 지정했다.
또 성남시의 참관인 입회 명령도 위반했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해당 총회의 현장 참관을 요청했지만, 비대위는 조합 측이 추천한 참관인 입장을 거부한 채 총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합원 ‘표 조작’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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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일 열린 ‘조합장 및 임원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모습. [사진=조합원] |
비대위는 해당 총회에서 서면결의서를 포함해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1176명 가운데 1115명이 조합장 해임에 찬성했고, 이사 2인 해임 안건에 대해서도 1110명 이상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가 조합원들이 제출한 철회동의서 815장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참관인 거부 이유에 대한 의구심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실제 조합원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DL이앤씨가 상대원2구역 외에 추진 중인 압구정5구역과 성수2지구 등의 조합원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정당성’ 논란 때문이라는 게 한 조합원의 설명이다.
DL이앤씨는 비대위를 도와 자사 사무실을 총회 장소로 빌려 준 것은 물론 공지문을 통해 총회 참석 시 ‘테팔 프라이팬 3종’을 기념품으로 제공하겠다며 참여를 독려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 소속 현장소장은 총회 당일 “우리(DL이앤씨)가 없었으면 조합장 해임 총회를 어떻게 했겠냐”며 사측에서 조합장 해임에 힘을 보탰음을 강조했다.
이는 도시정비법 제132조 위반 사항으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등 ‘법적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DL이앤씨는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압구정5구역과 성수2지구에서도 고급 호텔 식사 제공과 총회 당일 불법 용역 이용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아 기업 이미지까지 실추된 상태다.
게다가 조합을 힐난하며 조합원간 갈등을 부추겼다는 의혹도 재조명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상대원2구역에서 자사와의 시공권 계약을 해지하려 한 조합장과 일부 임원을 몰아내기 위해 장외 홍보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DL이앤씨는 시공사 교체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해 조합원들에게 불안감을 안겼고, 카카오톡 ‘오픈톡방’을 만들어 조합장 해임에 대한 여론몰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오픈톡방에서는 조합장에 대한 인신공격성 표현과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 등 도를 넘은 힐날이 오갔지만, DL이앤씨는 이를 방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회관계망(SNS) 플랫폼 ‘블라인드’ 내에서도 조합장과 관련한 비판을 이어갔고, DL이앤씨 임직원 계정이 조합원을 되려 ‘협박’한 정황도 포착됐다. 문제의 글쓴이는 욕설을 하면서 “우린 안 해도 된다. 오너가 하지 말랜다. 댓가는 니들이 치를 것”이라며 조합원들 협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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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현 DL그룹 회장)이 정기주주총회장에서 사과문을 읽고 있다. [사진=포털사이트] |
특히 직원들의 고압적인 태도가 과거 이해욱 회장의 ‘운전기사 갑질’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기업 문화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상대원2구역 조합장 해임 가처분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간 ‘아크로’ 브랜드로 고급 주거 이미지를 구축했던 DL이앤씨가 이번 불법 홍보 적발에 이어 불법 총회 지원까지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정비사업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가처분 인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성남시의 요구 내용을 지키지 않은 데다, 서면결의서 철회서 미수령 의혹이 사실일 경우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감만1구역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원 일부가 제기한 조합장 등 임원(11명) 해임 결의 임총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서면결의서 철회서가 제출됐으면 임시주총 의사정족수에 미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임총 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존재해 무효로 볼 여지가 있다”라고 해석했다.
상대원2구역도 마찬가지로 철회동의서 815장이 실제 존재할 경우 정족수를 미달하게 된다. 조합 정관 제18조(임원의 해임 등)에는 임원의 해임과 관련해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해임할 수 있다’라고 명시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임총이 무효로 판명되면 DL이앤씨의 시공사 자격이 흔들릴 수 있고, 도시정비팀은 물론 대표이사 책임론까지 불거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계속해서 기수주 단지에도 영업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이같은 경우 때문이다. 조합 및 조합원들과 소통이 잘 돼야 사업이 빠르게 진행돼 건설사도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며 “상대원2구역은 작은 사업장이 아닌 만큼 이번 사태가 향후 DL이앤씨의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에 장기적 악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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