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 ‘실제 순수익·임대료·수수료’ 누락으로 ‘깜깜이 창업’ 여전
[SWTV 유호경 기자] 앞으로 예비 창업자가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체결하기 전 가맹본부의 사모펀드(PEF) 소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사모펀드의 ‘기업가치 뻥튀기 후 튀기(Exit)’에 시달려온 예비 창업자들에게 정보의 투명성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폐단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고, 시행 시기 역시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29일 업계 및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정보공개서에 PEF 최대주주 여부와 지분 취득일 등을 필수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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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예비창업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번 개정안은 예비 창업자가 창업 여부를 결정할 때 핵심이 되는 정보를 대폭 보강한 것이다.
개정된 표준양식 고시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앞으로 정보공개서에 PEF 최대주주 여부, 펀드 명칭, 운용사(GP), 보유 지분율, 최대주주 지분 취득일을 공개해야 한다. 또 가맹점 장기 생존 가능성과 가맹본부의 해외 진출 현황, 가맹점사업자의 비용 결제 정보, 계약 중도 해지 시 평균 영업위약금 정보 등이 포함된다.
특히 가맹점 및 직영점 수 등 변동이 잦은 주요 항목의 정보 변경 주기도 기존 연 1회에서 분기별 1회로 단축해 정보의 최신성을 강화했다. 개정 시행령은 정보공개서 표준양식 고시 개정안과 함께 오는 2028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PEF의 인수는 지난 2013년 bhc를 시작으로 버거킹·맘스터치·노랑통닭 등 외식 브랜드를 거쳐 최근에는 컴포즈커피·매머드커피 등 저가 커피시장까지 확대됐다.
문제는 사모펀드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방식이다. 단기간 내에 기업가치를 올려 매각해야 하는 구조 탓에 실적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점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통상 3~5년 내에 수익 창출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신규 출점을 무리하게 늘리거나 원부자재 공급가를 올리는 경우가 흔하다”며 “점주들은 매출이 줄어도 위약금 때문에 계약을 해지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에서는 본사와 가맹점간 성과가 엇갈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bhc 가맹점 1곳당 평균 연매출은 2021년 6억3253만원에서 2024년 5억2972만원으로 약 1억원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점포 수는 1770개에서 2230개로 늘었다. 점포간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심화된 것이다.
이런 흐름은 업종 전반에서도 확인된다. 공정위의 2025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외식업종 가맹점이 본사에 지급한 평균 차액가맹금은 2600만원으로 전년(2300만원)보다 13% 늘었다. 같은 기간 외식 가맹점 평균 매출액 증가율(6.1%)의 두 배가 넘는다. 공정위도 과도한 차액가맹금 수취로 인한 분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PEF의 투자금 회수도 본격화하고 있다. bhc 지주사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지분 약 45%)는 지난 2020~2024년 사이 5303억원의 배당을 받아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의 78%를 회수했다.
이렇게 기업가치를 키운 브랜드들은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최근 버거킹코리아 매각 작업에 착수했고, 케이엘앤파트너스도 지난달 맘스터치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예상 매각가는 각각 1조원, 7000억~1조원 수준으로 초기 인수가의 3~5배에 달한다.
법원도 가맹사업에서 정보 제공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대법원은 지난 1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제기한 차액가맹금 반환 소송에서 본사가 215억원을 반환해야 한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이번 개정으로도 예비 창업자가 실제 수익성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는 여전히 부족하다. 현장에서는 실제 창업에 필요한 핵심 정보인 ‘실질 순수익’까지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협의회 관계자는 “가맹희망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평균 매출이 아닌 임대료·판관비·플랫폼 수수료 등을 제외한 순수익이다”라며 추가적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이에 공정위는 이번 시행령 개정에 이어 가맹 분야의 공정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후속 입법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안의 시행 시기도 문제다. 이미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극대화가 이뤄진 뒤인 2028년에야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게다가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정보 제공이라는 명목 하에 한 발짝 물러나 시장 방치와 책임 회피의 구실을 만들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껍데기뿐인 정보 공개가 아닌 사모펀드 가맹본부의 과도한 차액가맹금(유통 마진) 수취 제한과 단기 실적을 위한 무분별한 근거리 중복 출점 금지, 배당금 회수율 상한제 등 실질적 방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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