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유호경 기자] 배달의민족이 내달부터 정기 결제 실패 시 다른 등록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예비 결제수단’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의 결제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8월4일부터 유료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에 예비 결제수단 제도를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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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의민족 앱 내 공지사항 갈무리. [사진=배달의민족 앱] |
이는 지정된 결제수단으로 정기 결제가 실패할 경우 배민페이에 미리 등록된 다른 카드나 계좌, 배민페이머니 순으로 자동 전환돼 대금이 결제되는 방식이다. 사용 여부는 8월4일부터 마이배민 내 배민클럽 결제수단 메뉴에서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최근 배달 플랫폼들이 예비 결제수단을 도입하는 배경에는 ‘구독자 이탈 차단’이 자리 잡고 있다. 카드 한도 초과나 유효기간 만료 등 결제 오류로 발생하는 ‘비자발적 이탈’이 전체 구독 해지의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구독 결제 인프라 업체 리커링은 지난 2024년 보고서에서 전체 구독 이탈의 20~40%가 이용자의 명시적 해지가 아닌 결제 실패로 인한 비자발적 이탈이라고 분석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연매출 5조2830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후 처음 5조원대를 넘어선 가운데, 전체 주문의 50%가 배민클럽 구독자에게서 나왔다. 이처럼 구독자 비중이 큰 만큼 결제 실패로 인한 비자발적 해지는 매출 저하로 직결된다.
문제는 이러한 자동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정작 소비자의 알 권리와 UI(사용자 환경) 편의성은 뒷전이라는 점이다.
배민클럽 이용자 A씨는 “배민으로부터 알림을 받은 뒤 등록된 카드를 삭제하려 했지만 배민클럽 결제수단 화면에서는 카드 등록만 가능하고 삭제 메뉴는 찾을 수 없었다”며 “고객센터에 문의한 끝에 배민클럽이 아닌 배민페이 결제수단 관리 메뉴에서 삭제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가입과 등록은 직관적이지만, 관리와 삭제는 접근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의 독소적 서비스인 셈이다.
이와 관련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페이 카드 결제수단은 마이배민 배민페이 메뉴에서 삭제할 수 있다”며 이용자 화면 개편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라 확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배민의 이같은 옵트아웃 방식의 예비 결제수단 운영에 대해 시민단체도 비판을 제기했다.
이연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생경제팀 선임간사는 “유료 결제가 실패하면 앱에 저장된 다른 결제수단에서 알아서 돈을 빼가겠다고 통보하고, 원치 않으면 소비자가 앱 구석을 뒤져 직접 기능을 끄라고 요구하는 구조다”며 “이는 플랫폼의 결국 수익 극대화를 위한 조치로, 소비자의 알 권리와 명시적 동의권을 무시한 처사다”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용자의 적극적인 선택 없이 예비 결제수단이 기본 설정되는 방식이 결국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이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용자의 추가적 선택 없이 결제가 계속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숨은 갱신’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법리 해석상 다크패턴 가이드라인의 ‘숨은 갱신’은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되거나 대금이 증액되는 경우 등을 의미하는 만큼 기존 유료 멤버십 금액 그대로 결제수단만 바꾸는 이번 사례는 ‘숨은 갱신’에 직접 해당하지 않는다”며 “다만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사각지대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결국 배민의 이번 조치는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테두리 안에서 결제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꼼수로, 소비자의 명시적 동의를 얻는 옵트인 방식 전환과 함께 카드 삭제 및 관리 절차 역시 단일 메뉴 내에서 직관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개편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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