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60대 장년의 여성 킬러라는 소재만으로 매력적인 '파과'. 껍질을 까보니 지독하게 매력적이다.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는 그녀의 신념까지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배우 이혜영이었기에 가능했다.
30일 개봉한 영화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로, 민규동 감독이 구병모 작가의 원작을 각색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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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60대 여배우 이혜영, '파과'의 멋과 맛을 증명하다/NEW |
흠집난 과일을 일컫는 말 '파과'는 같은 값에 판매될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른다. 파과가 더 달다는 것을. 흠집이 난 이유는 유독 더 달아서 벌레가 꼬였을 수도, 보관방법이 불량했을 수도, 홀로 먼저 무르익어서 일수도 있다. 외형만으로 본다면 눈이 가다가도 호감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과일 가게 사장들은 말한다. 뭉그러졌다고 다들 안 사가는데 더 달다고.
영화 '파과'는 노년의 여성 킬러의 서사와 현재의 나이가 든 모습을 흠집난 과일에 빗대 '쓸모'를 이야기한다. 어린 시절 버림 받은 조각(신시아)은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로 전전하다가 결국 쫓겨나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시린 겨울 길거리에서 류(김무열)가 조각을 발견하고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한다. 미군 병사로부터 겁탈 위험에 처한 그는 상대방과 몸싸움을 하다 결국 죽게 만들고, 류는 처음으로 '손톱'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이후 손톱은 류가 하는 방역 일을 함께 하게 된다. 그렇게 몇 십년에 걸쳐 킬러로 살아온 조각은 어느 덧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60대가 됐다. 그 누구에게도 쉽게 곁을 내주지 않던 그녀가 학대 받고 길을 떠도는 반려견 무용을 만나 보살피게 되고, 죽을 고비에 처한 자신을 구해준 강 선생(연우진)으로 하여금 처음으로 감정에 휘둘린다. 그리고 조각의 뒤를 쫓는 투우는 그 모습에 심기가 불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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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60대 여배우 이혜영, '파과'의 멋과 맛을 증명하다/NEW |
영화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방역하는 신성방역에서 '대모님'이라 불리는 전설 조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실제 60대인 배우 이혜영은 총, 칼, 맨몸 액션은 기본, 와이어 액션까지 강렬한 아우라와 특유의 기품을 뽐내며 스크린을 압도한다. 특히 이혜영 특유의 기품있고 고고한 부잣집 사모님 같은 말투는 빈틈없고 날렵한 솜씨의 킬러라는 직업과 묘한 시너지를 내며 본 적 없는 독보적인 여성 킬러를 탄생시켰다. '파과'는 이혜영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각의 서사가 극을 이끈다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조각을 쫓는 투우다. 원작 소설에서 '투우'의 분량이나 서사는 큰 비중이 없다. 투우를 연기한 김성철이 안은 큰 과제는 계속해서 호기심을 자아내는 동시, 서서히 관객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이었을 것이다. 누군가를 해하면서도 죄책감 하나 없이 무자비하지만, 김성철은 청년 특유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패기로 '조각' 이혜영과 매혹적인 케미와 시너지로 관객의 구미를 당긴다. 극 내내 투우가 조각을 쫓는 이유는 여러 형태로 추측된다는 점도 영화의 매력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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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60대 여배우 이혜영, '파과'의 멋과 맛을 증명하다/NEW |
인간미에 대해 섬세하게 다루면서 대중성까지 사로잡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민규동 감독. 그의 필모사상 '파과'는 가장 역동적이고, 파격적이고 강렬하다. 첫 액션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를 완성했다. '감정'이 담긴 액션은 힘의 강도가 조절되며 관객들에게 지독하게 매력적인 '탄흔'을 남긴다. 조각의 액션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날렵합과 더불어 절제 된 '한방'이 느껴지는 액션이라면, 투우의 액션은 격한 감정을 표현하듯 강렬하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는 듯, 투정을 부리는 듯하기도 하고, 속상함이 분출되는 듯해 액션 합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외에도 조각의 과거 서사 속 손톱과 류를 연기한 신시아, 김무열의 사제 케미도 분량이 아쉬울 정도로 매력적이며, 신성방역의 김강우, 옥자연, 최무성, 조각을 동요하게 하는 연우진 등의 배우들의 호연도 '파과'에 맛을 더하며 서사를 더욱 짙게 만들어준다.
15세이상 관람가 '파과'의 맛과 멋은 30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즐길 수 있다. 상영시간은 122분으로 시간 순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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