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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우 한국체육인회 사무총장(88서울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
새해를 맞아 모든 분들께 복(福)과 평안平安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병오년(丙午年) 새해의 문턱에서, 체육인으로 살아온 우리는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스포츠는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을 단련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 온 숭고한 가치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체육인의 길이란 결국 원칙을 지키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규칙을 존중하고 원칙을 따르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스포츠맨십이며, 이러한 정신은 현역 시절뿐 아니라 은퇴 이후의 삶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져야 할 가치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사회 전반에서 수많은 갈등과 혼란을 목도했습니다. 그 속에서 체육계 또한 예외일 수는 없었습니다.
한국 체육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 중심에는 언제나 공정(公正)과 신의(信義)라는 가치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는 한국 체육을 지탱해 온 근본이자 생명과도 같은 원칙이었습니다.
선수가 순간의 유불리를 좇아 규칙을 어기거나 반칙으로 승리를 얻으려 한다면, 그는 더 이상 스포츠맨이라 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은퇴한 체육인 역시 말과 행동에서 이러한 기준을 벗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많은 훈련과 땀의 시간 속에서 쌓아 올린 선후배 간의 신뢰와 믿음은 체육인들의 가장 큰 자산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존심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체육계 곳곳에서 이러한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체육계에는 다양한 단체와 모임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 활동하다 보면 이해관계 앞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초심(初心)과 상식, 그리고 원칙을 더욱 단단히 붙들어야 합니다. 말과 행동의 기준이 흐려지고 원칙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개인을 넘어 결국 공동체 전체로 돌아오게 됩니다.
최근 한 체육 동호회 단체에서는 회장 선출 방식을 둘러싼 갈등으로 조직이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새로운 회장을 선출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음에도,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 속에서 후보가 나뉘고 단체가 양분될수 있는 모습은 체육인 사회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규정은 존재하지만, 전임 회장의 불분명한 처신과 이를 반대하는 측의 갈등 속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은 체육인 단체에서 결코 낯선 장면이 아닙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원칙보다 욕심이 앞서는 문화, 그리고 공정과 신의에 대한 인식의 약화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땀을 흘리며 몸으로 진실을 증명해 온 사람들입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지금, 순간의 유불리나 개인의 이익보다 정정당당함과 품격, 그리고 공공의 발전을 선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운동을 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일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체육계가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 공정과 신의를 회복하고, 갈등이 아닌 화합과 통합의 길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 본 칼럼은 외부 기고로서 본 매체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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