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야당' 욕설 씬 지켜낸 유해진의 진가(眞價)

노이슬 / 기사승인 : 2025-05-14 1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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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 유해진은 판타지 장르에서도 캐릭터를 땅에 발 붙이게 하는 귀한 능력을 가졌다. 쉽게 알아챌 수 없지만 알게 되면 감탄하게 되는 것이 유해진의 디테일이다. 그게 바로 유해진의 진가(眞價)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첫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야당'에서도 유해진의 진가가 드러났다. 구관희라는 정치검사의 탐욕과 인간미를 동시에 담아내며 사람 냄새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영화 '야당' 구관희 역 유해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개봉 5주차에 접어들자마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야당'(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ㅣ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ㅣ감독: 황병국ㅣ출연: 강하늘, 유해진, 박해준, 류경수, 채원빈)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이강수(강하늘 분),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 오상재(박해준 분)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작품이다.

구관희를 연기한 유해진은 우리가 뉴스나 사회면에서 주로 봐왔던 출세하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한 인물이다. 유해진은 영화 '무사' 때부터 조연출과 배우로 인연을 맺었던 황병국 감독과 '야당'으로 첫 호흡했다. 황병국 감독은 베테랑 배우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30만원 검사'로 유명하다. 연출로 만난 배우 겸 감독 황병국은 디테일이 달랐다. "'무사' 인연도 있고, 캐스팅 기회가 있었지만 맞지 않았다. 이번에 연락이 와서 너무 고마웠다. '무사' 때는 조연출이라 정말 힘들었을 때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한결 여유가 있어 보였다. 또 연기까지 병행하기 때문에 그런 지점에서 오는 신선함이 있었다. 배우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디렉션이 구체적이고 자세했다."

구관희는 마약사범을 때려잡던 평검사 시절 억울하게 마약사범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이강수를 만난다. 그는 이강수에게 전국구 야당을 제안하고, 본격 출세길에 오른다. 유해진은 구관희를 "욕망을 얘기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구관희를 요란스럽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원체 센 캐릭터도 많고, 시끌벅적한 영화다. 거기서 무게를 갖고 가고 싶었다. 그래야 발란스가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캐릭터를 특별하게 연구한 부분은 없지만, 어떤 직업이든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고 생각했다. 검사라고 해서 뭔가 특별하게 하는 것은 영화적인 허용이다. 저는 그냥 다 똑같겠지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야망만 숨겨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 '야당' 스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야당'은 '먀악범죄'의 특성상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극 초반 야당 이강수의 등장은 강렬하지만 경쾌했다. 강수와 구검사가 인연을 맺기까지의 초반 과정은 사람 냄새 가득하다. 특히 첫 호흡을 맞춘 유해진과 강하늘의 초반 케미는 보는 것만으로도 온기를 전한다. "그런 장면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게 맞지만, '파묘'에서 4명이 모이는 장면도 그렇고 유독 그런 장면들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흥미진진해진다고 하시더라. 하늘이랑 처음 작품인데 하늘씨가 원체 사람이 긍정 에너지도 넘친다. 'NO' 하는게 거의 없었다. 의견을 제안하면, 웬만하면 '네!'라고 하면서 시원시원하게 작업하는게 좋았다. 쓸데없이 신경전 하는게 없었다. 내가 봐왔던 강하늘 그대로구나. 그 사람 특유의 밝은 에너지가 있다. 그게 현장에서도 변함 없더라."

하지만 구관희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친했던 이강수를 배신한다. 이에 '야당' 후반부는 욕망 캐릭터 정치검사 구관희를 비롯한 부역자들을 응징하는 시퀀스로 가득 채워져 통쾌함을 선사한다. "구관희는 욕망을 얘기하는 캐릭터다. 강수와 족발 먹는 과거 시절을 강조하면서 밑바닥부터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뼈대를 심음으로서 관객들에게 구관희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대한민국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수도, 끌어내릴 수도 있다'고 말하는 장면부터가 이 사람의 본색을 드러내는 포인트다. 평소 그런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큰 폭발력이 있어야 했다."

강수에게 등을 돌린 후 탄탄대로를 걷는 구관희지만, 대통령 후보의 아들 조훈은 마약을 손에서 놓지 못해 말썽을 피운다. 결국 참다못한 구관희는 그와 대면한 상태에서 욕설을 내뱉으며 속내를 드러낸다. "욕설을 하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 이 사람에게 너무 잘 맞았다. 촬영 후에도, 기술 시사를 며칠 앞두고도 혹시나 그 장면을 편집했는지를 거듭 확인했다. 욕설을 하는 장면은 이 사람의 파워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여러가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류경수씨와 첫 촬영이었다. 류경수는 연기하는 방법이나 표현이 틀에 박히지 않아서 좋았다. 색다르더라. '얘도 좀 다른애구나' 생각이 들더라."
 

▲영화 '야당' 구관희 역 유해진 스틸/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욕망 캐릭터의 말로는 통쾌함과 함께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안긴다. 특히 후반부 이강수의 옥상 씬과 구관희의 사무실 씬이 연결된 시퀀스는 '야당'의 하이라이트이자 배우 유해진의 진가가 발휘되는 장면이다. 유해진은 구관희를 '바퀴벌레'로 은유했다. "원래 대본에는 그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제가 좀 더 바닥을 기는 모습이고 싶다고 했다. 소리가 났을 때에 탁자 위로 얼굴이 드러나는 모습이 좋았던 것 같다."

유해진의 바퀴벌레 은유 설정은 엔딩에도 이어지며 구관희를 완성해냈다. 유해진은 "바퀴벌레 씬도 제가 설정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한테 들어오는게 좋을 것 같았다. 결국 '바퀴벌레는 나였나'라는 해석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소훼난파'라는 붓글씨 액자에 슬리퍼를 던지는 장면을 내가 바꿨다. 짧은 시간 내에 고민을 많이 했던 끝맺음이었다."

 

유해진은 '야당'이라는 신선한 단어에 이끌렸다. 겉으로 보기엔 그의 전작 '올빼미'에 이은 악역으로 느껴지지만, 구관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욕망에 사로 잡힌 캐릭터였다. "'올빼미'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다른 악역이고 다른 캐릭터다. '내 스스로 구관희라는 인물이라고 생각할까'가 나에겐 숙제였다. 욕망이 내제 돼 있어 요란하게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다. 이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 얻어가기 보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관객들에도 잘 다가가면 다행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작품할 때 또 정신차리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스스로 채찍질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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