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영화 데뷔작 '소원'부터 6살의 나이에도 풍부한 감정연기로 호평 받으며 '연기 천재'의 탄생을 알린 배우 이레. 어린 나이에도 연기력 하나로 관객들을 울리고 엄마미소 짓게 했던 배우 이레가 올해 스무살을 맞았다.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특유의 밝음을 가진 이레는 자신과 꼭 닮은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스무살을 힘차게 열었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이하 '괜괜괜')는 혼자서는 서툴지만 함께라서 괜찮은 이들이 서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총 누적 관객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는 개봉 2주차에 관객들에게 입소문이 터지며 장기 흥행 청신호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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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인영 役 이레/㈜바이포엠스튜디오 |
사실 '괜괜괜'은 개봉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레가 15살 때 캐스팅, 16살에 촬영을 마쳤다. 올해 스무살인 이레는 무려 4년만에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지난 2023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공개 됐고, 이듬해인 2024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으며 전 세계 씨네필에 주목받았다. 같은해 1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돼 2025년 2월 26일 개봉했다.
이레는 "영화 개봉을 오랜 시간 기다렸다. 신년이 되서 개봉하게 된게 오히려 저는 조금 더 좋은 것 같다. 영화 속 친구들도 스무살이 되는 친구들이니까 더 좋은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 캐스팅 되고, 3학년 때 촬영했다. 지금 연기를 보니 너무너무 부끄러웠다. 그때 촬영장에서 저를 다 '애기'라고 불렀는지 이해가 되더라. 저는 그때 고등학생 역할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괜괜괜'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 뿐만 아니라, 수정곰상 제너레이션 K플러스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그때 수상 전날 꿈을 꾸고 일어났는데 느낌이 너무 좋았다. 기대도 됐다. 기분 좋다는 것 자체가 시작이 좋았다. 우리 영화가 해외에서 인정 받았다는 첫 출발 자체가 좋았다.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기뻤다. 수상한 후에는 다들 부둥켜 안고 울고 그랬다. 진서연 배우님이 그때 홍상수 감독님 다음으로 상을 받았다고 어필하고 다니셨다고 하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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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인영 役 이레 스틸/㈜바이포엠스튜디오 |
'괜괜괜'에서 이레가 연기한 인영은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무한 긍정 소녀다. 사고로 모친을 잃은 인영은 예술단의 지원으로 무료로 예술단에 다니게 되고, 만년 1등 나리(정수빈)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인영은 친구들의 비난에도 절대 꺾이지 않는 당찬 소녀다. 그는 가정교욱을 운운하는 사람들에 "엄마가 없어서 가정교육을 유튜브로 독학했다"고 반박하는 꿋꿋한 소녀다. 하지만 살던 집에서까지 쫓겨나 예술단 연습실에서 몰래 생활하다가 예술단 마녀감독 설아(진서연)에게 들통나고, 인영의 오갈 데 없는 처지를 알게 된 설아는 그를 결국 자신의 집 지하 연습실에 들이게 된다.
'괜괜괜'의 인영은 늘 특유의 웃는 얼굴로 상대마저 절로 웃게 만드는 이레와 많이 닮아있다. "인영이는 웃음이 많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주변을 더 물들인다. 계산된 웃음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긍정적이고 단순한 쪽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생각이 많이 들었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 감독님 도움을 많이 담았다. 촬영하면서 문득 감독님과 닮았다는 느낌도 있었다. 안 풀리는 부분이 있으면 감독님이랑 어떤 느낌이었을까 어떤 생각이었을까 생각하면서 풀어나갔다. 저도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과 웃음 많고 소통하기 좋아하는 또래 친구다. 인영이는 잘 웃고 두루두루 잘 지낸다. 저랑 닮아있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오다 보니 정형화돼 있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다. 인영이는 그보다 조금 자유롭다. 긍정적이고 단순한 발상 자체가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됐다. 인영이 통해서 많이 배웠다."
인영과 친구들은 서울국제예술단 소속으로, 육고무(북춤), 칼춤, 소고춤, 부채춤 등을 배우고, 실제 무대에 오르는 모습까지 등장해 놀라움을 안긴다. 무대에 오른 누구 하나 이질감 없이, 완벽하다. 연기로 시작했으나, 프로들과 함께 무대를 올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예술단원으로 함께한 배우들이 품을 많이 들여야 했다. 이레는 "드라마 촬영하는 와중에 무용 연습이 겹쳐서 혼자 많이 따라잡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춤 추는걸 원래 좋아한다. 한국무용 춤을 추는 아이의 대본이라는게 반가웠다. 무용하는 사람들의 바이브를 온전히 가져가는 건 힘들다고 생각했다. 근데 드라마 촬영하는 와중에 무용 연습이 겹쳤다. 더 춤에 몰두하고 싶었는데 최대한 많이 따라잡으려고 혼자 했다. 육고무는 단체로 배워야 하는 장르다. 촬영하면서도 안무가 계속 디벨롭 된다. 컷! 하면 언니들한테 계속 배우고 다음 씬도 계속 배우고 현장에서도 많이 배우고 연습했다. 극 중 연습하는 장면도 다 춤을 배웠어야 했다. 칼, 소고 같은 도구를 써야하는 장르도 많았다. 틈만 나면 주변에 있는 분들 붙잡고 많이 배웠다. 제가 바쁘기도 하고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아셔서 저를 많이 도와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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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스틸/㈜바이포엠스튜디오 |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예술단 감독 설아 역의 진서연, 라이벌로 호흡한 나리 역의 정수빈을 비롯한 예술단 친구들로 함께한 배우들과의 관계도 여전히 돈독하다. "인영이 역할 자체가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는 역할이다. 엄청 친해지려고 노력한 것은 아니었다. 촬영하면서도 라이벌 아닌 라이벌이었지만, (수빈)언니 집에 같이 놀러간 기억도 있다. 끝나고 나서는 배우로서의 고민도 많이 나눈다. 진서연 배우님이 리더처럼 텐션을 끌고 가주시면 저희는 같이 신나하고, 리액션을 엄청 하고 그랬다. 덩달아 엄청 많이 웃고 그랬다."
늘 해맑은 긍정적인 소녀인 인영이지만, 아직은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이 필요한 청소년이다. 인영은 몸과 마음이 지칠 때마다 약국을 찾아간다. 인영의 동네 친구이자 괴짜 약사 동욱으로는 손석구가 함께했다. 동욱은 인영에게 실없는 농담을 던지지만 누구보다 인영을 잘 이해한다. 마녀의 집에 살게 돼, 약국 방문이 뜸해지자 "다른 약국 다니냐?"라며 서운해 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먹는 비타민, 사탕 등으로 인영을 위로해준다. 김혜영 감독과의 연으로 특별출연한 손석구는 하루만에 촬영을 마쳤다. 이레는 "손석구 배우님은 키워드로 하자면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촬영 전에 그룹으로 미팅을 했다. 저는 낯을 가리는 타입이라 어른한테 어떻게 먼저 다가가야 할까 고민이 있었는데, 특유의 자연스러움으로 다가와주셔서 마음이 빨리 열렸다. 딥해질 때 다시 한번 튕겨주는 역할이었다."
항상 웃고 있는 얼굴이지만, 사실 이레는 '괜괜괜' 촬영하는 내내 드라마 촬영이 겹치면서 육체적으로 지쳐있었다. 인영 역할로서 당시를 극복해냈다고. 이레는 "인영이는 웃음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아이다. 그런 역할이라서 그때를 이겨내고 지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드라마도 같이 촬영하면서 육체적으로 지쳐있는 상태였다. 다시 떠올리게 된다면 인영은 참 고마운 기억이다. 지금 바라보는 인영이는 그래서 더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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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스틸/㈜바이포엠스튜디오 |
이레는 어린이 모델로 활동하다가 6세때 TV에 자신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아역 콘테스트에서 연기 수강권을 받았다. 2012년 드라마 '굿바이 마눌'과 '오자룡이 간다'로 연기를 시작했다. 2013년에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소원'에서 여주인공을 연기, 연기력에 호평이 쏟아졌고, 대중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또한 2014년에는 주연작 '개를 훔치는 방법'으로 마리끌레르 영화제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고, 이후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어린 나이지만 누구보다 쉴 틈 없이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이레는 코로나19 시절인 2020년,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로 또 한번 대중을 놀라게 만들었다. 영화의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카체이싱 장면에서 이레는 운전대를 잡고 좀비 떼를 밀어버리는 등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그 결과 제29회 부일영화상에서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2023년,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에서 박은빈의 아역을 맡으며 사투리 연기와 함께 수준급 보컬 실력까지 해냈다.
'괜괜괜'은 늘 남들과 비교 당하고, 현재에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괜찮다고 위로를 건네주는 따스한 봄볕을 닮았다. 특히 늘 긍정적인 인영의 밝음을 지켜주려고 손을 내밀어 주고, 보듬어 주는 '좋은 어른' 설아와 동욱이 있다. 이레의 인생에 있어 '좋은 어른'은 영화 '소원'을 함께 했던 이준익 감독이다. "어릴 때 너무 좋은 사람들과 작업을 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준익 감독님이 저에게는 '좋은 사람'같다. 제가 '소원' 오디션에서 떨어졌었다. 근데 이준익 감독님이 연출을 맡으면서 감독님께서 오디션 영상을 다시 보고 제 눈빛을 알아봐주셨다. 그래서 '소원'을 만날 수 있었다. 감독님과 처음 미팅하는데 '이 친구가 하는 말을 들어줘야 할 것 같다'고 하셨었다. 저보고 '너가 소원이었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물어봐주시고 대답하면 그게 맞다고 너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자유롭게 풀어주셨다. 제 인생에 있어서는 너무 빼놓을 수 없는 한 분이다. 앞으로도 더 배우고 싶은 분이다. 어릴 때는 어머니가 소통했지만, 지금은 계속해서 연락하고 있다. 제가 충분히 성장한 후에 먼 미래에 다시 만났으면 한다."
아역 배우는 누군가의 아역, 누군가의 자녀로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레는 영화 데뷔작부터 여주인공으로서의 자신의 몫을 해냈다. 그는 자신의 아역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아직도 신기하다. "아역 배우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경험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많고, 경험하는 것도 많다. 얼마나 하고 싶은지 마음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얼마전에 저희 어머니가 제 자식에게 연기를 시킬거냐고 물어보셨다. 너무 고민됐는데 '난 안 시킬 것 같다'고 했었다. 너무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고 아역이라서 다행이었던 것 같은데,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만 할 수 없다는 것이라는 것도 느꼈고, 수많은 고민들을 하게 된다. 고등학생 까지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서 연기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아역이라도 하고 싶을 때만 단역으로 하면서 현장 경험을 해보면서 하는 것도 좋겠다. 조바심 갖지 않앗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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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인영 役 이레/㈜바이포엠스튜디오 |
갓 성인이 된 이레. 평범한 이레로서도 연기자로서도 어떤 고민이 있을까. 이레는 "10대 때는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하지? 라는 고민이 컸다면 20살이 되고 있는 지금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배우이기 전에 제가 해야하는 단계가 제가 사람들과 직접 만나야 한다. 난 어떤 사람이 되서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일까. 저랑 같이 있을 때는 편안하고 즐겁고 재밌고 좋은 사람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기대가 있다."
또 이레는 "이제 막 시작하는 신인같은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려고 한다. 이걸 통해서 얼마나 경험할 수 있고, 스펙트럼을 얼마나 넓힐 수 있는지 궁금하다. 역할이 줄 수 있는 위안, 역할을 통해서 겪을 수 있는 경험도 많이 해보고 싶다. 시대극 같은 것도 아직 도전해보지 못했다. 개화기도 해보고 싶다. 이준익 감독님이 어릴 때부터 역사 공부 하라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장르물을 많이 하다보니 인영이 같은 일상적인 연기가 조금 더 어렵다고 느껴졌다. 나중에 일상적인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또 악역도 해보고 싶다. 악인이 있기에 선한 사람들이 돋보인다. 인물이 매력있고 함께 함으로서 작품이 빛을 발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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