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소담, 투병 후 깨달은 '휴식'의 중요성

노이슬 / 기사승인 : 2023-02-17 02:37:31

[스포츠W 노이슬 기자] 영화 '유령' 촬영 당시 박소담은 스스로 번아웃이 온줄 알았다. 선배들과 촬영장에서 함께 하고 있음에도 온 몸이 축축 쳐지고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정말 힘들 때가 됐다며 스스로를 이해시켰다.


하지만 번아웃이 아니라 진짜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이었다. 박소담은 갑상생암(감상샘 유두암)으로 2년간 투병했다. 그의 상태는 목에 혹이 10개나 됐고, 목소리 신경을 잃을 뻔한 위기였다. 배우가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 절망보다 더한 상황이 아닐까. 박소담은 2년간 항암치료를 마치고 무사히 복귀했다. 그가 가장 아팠던 시기에 촬영한 영화 '유령'과 함께이기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영화 '유령' 유리코 役 박소담/CJ ENM

 

'유령'(감독 이해영)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리는 스파이 액션물로, 지난 15일부터는 극장 동시 VOD 서비스를 개시하며 안방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박소담은 '유령'에서 총동부 정무총감 직속 비서 유리코를 연기했다. 유리코는 조선인임에도 불구하고 직속 비서자리에 오른 조선총독부의 실세 아닌 실세다. 첫 등장부터 뾰족한 하이힐에 화려한 의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박소담은 필모사상 가장 화려하고 다채로운 의상들을 입었다. 머리에 쓰는 모자와 장신구 하나부터 치마 길이까지도 하나하나 세심하게 체크하며 '실세 유리코'를 관객들에 각인시켰다.

"처음부터 너무 좋았다. 제 의상만 봐도 너무 화려해서 투머치가 아닐까 걱정도 했다. 처음에 입었던 오렌지 색깔 의상은 저희가 갇히는 호텔 소파와 색을 맞춘 것이다. 그런 디테일까지 생각하고 이해영 감독님이 의상 하나하나 장갑 하나까지도 잡아주셨다. 평소에도 잘 안 입는 스타일이었는데 다 제 옷 같다고 칭찬해주셨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유리코의 화려한 의상들이 갑옷처럼 느껴졌다. 정체를 숨기기에 좋은 갑옷 같았다."

'유령'은 극 초반은 호텔을 중심으로 밀실에서 '유령'을 색출해내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캐릭터들의 심리전이 계속되며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 중 박소담은 정체를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일단 등장부터 자신의 눈에 보이는 모든 이들에 반말을 서슴치 않았다.
 

▲영화 '유령' 유리코 役 박소담 스틸/CJ ENM

 

"캐릭터 설명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시나리오를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얘는 어떻게 이런 말을 내뱉을까? 처음 보는 사람한테 다짜고짜 불을 달라고 하고 하극상이 따로없다. 근데 변화하는 캐릭터다. 유리코가 그렇게 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그 점이 감사했다. 그래서 변곡점을 두고 차별점을 두기보다는 유리코의 캐릭터를 즐길 수 있었다(웃음)."

반면 밀실 추리극에서 중반부에는 스파이 액션물로 장르가 전환된다. 정적이고 밀도 있었던 초반과는 달리, 에너제틱하고 박진감 넘친다. 그 중심에는 박소담이 있다. 특히 식당씬 액션에서 박소담은 수준급의 다채로운 액션 연기로 관객의 혼을 빼놓는다. 액션 연기에 처음 도전한 그는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카리스마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올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함께 한 이하늬는 박소담을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극찬했다.

"장총이 아무리 가볍게 만들어도 4kg이었다. 처음에 들어보고 이거 보통일이 아니겠다 싶었다. 총을 들고 뛰고, 옆으로 뒤로 구르는 연습만 몇 주를 했다. 총 무게 때문에 다칠 수 있다. 10분 들었는데 손목이 아팠다. 몇달을 들어야하는데 조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밴드로 손목 강화운동이랑 발목 강화 기초 훈련을 많이 했다. 액션스쿨에서는 실제 식당씬처럼 매트 깔아놓고 카메라가 저를 팔로우하면서 원테이크로 돌아갈 수 있을만큼 훈련을 했다. 그 장면에서는 유리코가 흐름을 가져가줘야 했기에 하면서 저도 희열이 느껴졌다. 이래서 연습했구나. 엄청 신나게 했었다."

식당씬 액션 장면은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여성이 액션을 이끌어가는 장면으로 '유령'의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박소담은 주변 지인들의 반응을 묻자 "시사회 때 '청춘기록' 배우들이 보러 왔었다. 보검이가 그 장면에서 박수를 쳤다더라.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실 때 숨죽여 보시지 않나. 근데 박수를 칠 정도라니 그런 반응을 첫 관객이 해주니까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영화 '유령' 유리코 役 박소담/CJ ENM

 

박소담과 '유령'의 후반부를 이끄는 사람은 이하늬다. 극 속 이하늬는 사내 대장부 같은 든든한 모습으로 남성과의 몸싸움에서도 뒤쳐지지 않는다. 각자의 스타일로 액션 장면에 시너지를 낸 박소담, 이하늬의 활약은 과거 영화 '암살'의 전지현을 잇는 여전사의 모습이다.

앞서 '유령' 촬영 당시 박소담은 몸이 예전같지 않다고 느꼈다. 이상함을 감지하고 스스로가 번아웃이 왔다고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실제 그의 병명은 갑상샘암(갑상샘 유두암)이었다. 2021년 소속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투병중이라는 사실을 알린 후 2년간 항암치료를 마쳤다. 힘들 때 항상 함께했던 이하늬는 항상 박소담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온몸으로 에너지를 전달해줬다. 박소담에 정말 촬영장의 엄마같은 존재였다.

"번아웃이 온줄 알았다. 정신적으로 내가 힘든가보다. 힘들 때가 됐지 그런 생각을 혼자 하고 있을 때였다. 하늬 선배님이 처음 만날 때부터 '소담이 에너지가 되게 좋다고 들었는데 안 좋냐'고 물었다. 선배님은 상대의 컨디션을 바로바로 캐치하신다. 그 이후도 목이 찢어지게 아팠는데 저는 임파선까지 전이가 되서 목에 혹이 10개나 있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선배님께서 항상 목에 좋은 캔디 매일 한봉지씩 챙겨주시면서 저의 컨디션을 체크해주셨다. 연기를 할때만 바짝 끌어올리고 방전되는 걸 아셨나보더라. 제가 축 쳐져있으면 감독님 응원가자고, 가서 춤을 추면서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드셨다. 뭔가 제가 땅굴파고 들어가려고 하면, 저를 계속 끄집어 내주셨다. 선배님 덕분에 제가 완전 바닥을 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유령' 촬영이 끝난 후 박소담의 투병 소식이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이때 가장 많은 연락을 준 사람들 역시 '유령' 팀이었다. "현장에서 정말 물 먹은 솜처럼 계속 축축 쳐졌었다. 제가 아프다는 소식에 '유령' 팀이 가장 연락을 많이 주셨다. 하늬 선배님은 정말 엄마처럼 저를 챙겨주셨다. 뿜어주신 좋은 에너지를 잘 못 받아들이는 순간도 있었다. 그때는 스스로 자책할 정도로 좋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느꼈다. 육아도 보통일이 아니실텐데 지금도 제 컨디션을 항상 체크해주신다. 너무 감사하다."
 

▲영화 '유령' 유리코 役 박소담/CJ ENM

 

박소담은 30대로 들어서며 투병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다행이 완치 후 복귀하게 됐다. 치료에 전념하며 쉬는 동안 휴식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저도 하늬 선배님처럼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쉬는 동안 잘 아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는 원래 파워 E였다. 다 소진되서 혼자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했었다. 충전되는 순간들이 되게 많았어서 그 덕에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하나하나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다."

특히 복귀 후 하루하루 이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제가 목소리 신경을 잃을 뻔 했다는게 가장 두려웠다"고 했다. "배우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 절망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것 같다. 이걸 유지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한다. 전에 하희라 선배님께서 배우들이 목소리는 안 늙는다고 목소리 관리를 잘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2주 사이에 '유령' 후시 녹음을 했다. 유리코의 에너지를 다 쏟아서 목소리가 안나오더라. 순간 안좋다고 느꼈다. 촬영할 때는 배우들이 버텨내는 것 같다. 저의 경우에는 임파선에서 폐로 전이가 되는 것이라서 자칫 안좋을 뻔 했다. 그래도 항암치료가 잘 되면서 그 부위만 수술도 잘 되고 약도 꾸준히 먹으면서 회복해나가고 있다. 제 목소리가 공음밖에 안나왔었다. 지금은 저음을 내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SW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 제주도 골프 에피소드: 엄마 캐디의 웃픈 순간

    제주도 골프 에피소드: 엄마 캐디의 웃픈 순간

    [온앤오프] 이틀간 17언더파를 몰아친 무서운 기세! KLPGA투어 이지현 프로와의 생기발랄 인터뷰

    [온앤오프] 이틀간 17언더파를 몰아친 무서운 기세! KLPGA투어 이지현 프로와의 생기발랄 인터뷰

  • TV에서 동료들과의 경쟁을 견뎌낸 신다인 이야기

    TV에서 동료들과의 경쟁을 견뎌낸 신다인 이야기

    [쇼츠인터뷰] '시즌 5승 도전' 서교림, KG 레이디스 오픈 2R 믹스트존 코멘트

    [쇼츠인터뷰] '시즌 5승 도전' 서교림, KG 레이디스 오픈 2R 믹스트존 코멘트

  • [맛.Zip] 처음 들어보는 신박한 스윙 꿀팁의 향연! KLPGA투어 이지현 프로의 실전 스윙

    [맛.Zip] 처음 들어보는 신박한 스윙 꿀팁의 향연! KLPGA투어 이지현 프로의 실전 스윙

    [쇼츠인터뷰] 김나영, KG레이디스오픈 1R 믹스트존 코멘트 "우승하러 왔어요"

    [쇼츠인터뷰] 김나영, KG레이디스오픈 1R 믹스트존 코멘트 "우승하러 왔어요"

  • [쇼츠인터뷰] '부상 딛고 시즌 최소타 타이' 현세린, KG레이디스오픈 1R 믹스트존 코멘트

    [쇼츠인터뷰] '부상 딛고 시즌 최소타 타이' 현세린, KG레이디스오픈 1R 믹스트존 코멘트

    신다인 프로의 믿기 힘든 카트도로 우승 비화 공개!

    신다인 프로의 믿기 힘든 카트도로 우승 비화 공개!

  • 야구 선수 경력에 개그 욕심까지...'미안하다 몰라봤다'KLPGA투어 최장신-최장타자 김나현의 반전 골프 스토리

    야구 선수 경력에 개그 욕심까지...'미안하다 몰라봤다'KLPGA투어 최장신-최장타자 김나현의 반전 골프 스토리

    "이래서 연애를 못하나?' '연애 기피' 공동 1위 한지원 배수연의 MBTI 토크

    "이래서 연애를 못하나?' '연애 기피' 공동 1위 한지원 배수연의 MBTI 토크

  • 장은수,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기념 내백공 풀버전 영상

    장은수,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기념 내백공 풀버전 영상

    HJ중공업 여자프로골프단 창단식 현장 스케치

    HJ중공업 여자프로골프단 창단식 현장 스케치

  • 유해란, '60' 새긴 테일러메이드 TP5 커스텀 골프공 받았다

    유해란, '60' 새긴 테일러메이드 TP5 커스텀 골프공 받았다

    [쇼츠인터뷰] 김민솔 한국여자오픈 우승 기자회견 주요 코멘트

    [쇼츠인터뷰] 김민솔 한국여자오픈 우승 기자회견 주요 코멘트

  • [쇼츠뉴스] 유서연, 31개월 만의 톱10… KLPGA투어 덕신EPC 챔피언십 톱10 브리핑

    [쇼츠뉴스] 유서연, 31개월 만의 톱10… KLPGA투어 덕신EPC 챔피언십 톱10 브리핑

    [쇼츠인터뷰] '깜짝 우승 경쟁' 유서연 "좋아진 몸 덕분이죠"

    [쇼츠인터뷰] '깜짝 우승 경쟁' 유서연 "좋아진 몸 덕분이죠"

  • [쇼츠뉴스] 현역 최강 여자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바움가드너 할머니는 한국인

    [쇼츠뉴스] 현역 최강 여자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바움가드너 할머니는 한국인

    [맛보기] KLPGA 안지현 프로의 6번 아이언 꿀팁 '힘 빼고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맛보기] KLPGA 안지현 프로의 6번 아이언 꿀팁 '힘 빼고 헤드 무게를 느끼면서~'

KLPGA 라이브

인터뷰

WTA 인사이드

리뷰 & 쇼케이스

내 골프백을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