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전지적 독자시점’ 안효섭이라는 소설의 또 다른 시작

노이슬 / 기사승인 : 2025-07-23 07: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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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TV 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배우 안효섭이 데뷔 10년차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부드러운 인상과 감미로운 보이스로 로맨스 장르에서 여심을 사로잡은 그가 스크린에 도전했다. 이미 ‘사내맞선’으로 전 세계 여심을 사로잡은 그는 글로벌 흥행 IP인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23일 개봉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로, 안효섭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개봉일 기준, 전체 예매율 30.8%를 기록하며 예매율 1위를 차지, 예비 관객수는 약 13만여명이다.
 

▲7월 23일 개봉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김독자 역 안효섭 [사진=더프레젠트컴퍼니]

 

극 중 김독자를 연기한 안효섭은 개봉에 앞서 스포츠W와 만나 “첫 스크린작이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큰 스크린에서 보니 굉장히 감회가 새롭다. 설레고 기대는 마음으로 준비해서 굉장히 떨린다. 무엇보다 이런 시기에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효섭이 연기한 ‘김독자’는 평범한 게임회사의 계약직 사원이자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하 ‘멸살법‘)의 유일한 독자다. 그는 ‘멸살법’ 연재가 끝난 날 소설 속 세계를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고, 유일하게 엔딩을 아는 독자로서 엔딩을 향한 여정을 떠나는 인물이다. 안효섭이 전한 김독자의 포인트는 ‘보편성’이다. “김독자는 굉장히 일반적인 인물로 비춰진다. 일반적인게 뭘까 질문에서 시작됐다. 반복되는 삶의 굴레에 있는 사람들. 이런 일반적인 사람이라는 질문 자체가 모순이더라. 그래서 김독자의 과거를 판 것 같다. 왜 지금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감독님과 얘기한 것 같다.”

평범한 김독자는 성격도 ‘I’(내향형)에 가깝다. 정장과 구두를 착용했지만 어딘가 어수룩하고 해진 느낌이다. 신발도 구두 밑창이 해졌다. 안효섭은 ‘김독자’ 연기하는 동안 거울을 안 봤다고 했다. “안효섭이 김독자를 연기했을 때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저는 되게 평범하게 ‘원 오브 뎀’으로 잘 묻어났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찍으면서 거울을 안 봤다.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에 대한 초점은 의상팀이나 헤어팀 등이 해주는 것에 대해서 믿고 맡겼다. 헤어를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부스스하게 한다던가, 신경쓰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허름한 옷을 입으려고 외적으로 노력했다.”

 

▲7월 23일 개봉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김독자 역 안효섭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전독시’는 원작 분량도 방대하다.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작품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극 중 김독자가 과거 아팠던 모습 등을 살짝 엿볼 수 있지만, 반대로 모두를 이끄는 리더로서 면모를 갖추기까지의 감정선은 관객들이 한눈에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안효섭 역시 “독자 서사에 대한 충분한 빌드업이 없어서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독자의 캐릭터를 잡는게 되게 중요했다. 사소한 행동에서 이 사람이 어떤지 알 수 있다. 이 사람을 파악할 수도 있다. 퇴사할 때 문 잡아주는 장면이 독자가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중심이 없이 계속해서 치이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문을 잡아주면서도 놓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못 놓는다. 서사가 쌓여야 독자를 응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는 독자의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반면에 소설 속 현실을 마주했을 때부터는 처음으로 독자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기의 인생을 끌고 가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한 신념이 자기 목숨보다 중요했던 것이다. 사람들에 이용당하면서 살아왔던 사람이 그때는 지하철에서 타인을 구하려고 소리도 쳐본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싶었을 것 같고, 거기서 오는 해방감도 있었을 것 같다.”

‘전독시’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지점도 있다. 남에게 치여 살고, 힘을 써본 적 없는 약자의 표본인 독자가 ‘멸살법’ 세계관에서는 코인을 사용해 근력에 투자하며 점차 강력해지며 ‘히어로적인 면모’를 보인다는 점이다. 안효섭은 대역 없이 작은 액션까지도 소화했다. “독자라는 인물은 멋있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멋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컷!’ 하면 감독님한테 가서 항상 너무 히어로 같지 않은지 반문했다.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를 계속 했다. 독자는 그 누구도 될 수 있는 인물이라 어설프다. 누가 칼을 쓰고 빌딩 사이를 뛰어다녀 봤겠나. 유중혁의 액션이 부러웠다. 초반에는 독자가 어설프지만 근력, 체력, 민첩성에 코인을 투자하면서 강해진다. 같이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독자가 중심이 잡히는 걸 표현하려고 했다. 그래서 독자 옷이 한 벌이지만 사이즈를 3개로 나눴다. 초반에는 어벙벙했다가 점점 타이트해진다. 그런 세세한 디테일을 신경을 썼다.”

90% 가량의 액션 씬은 블루 스크린 앞에서 연기해야 했다. 완성된 작품에는 CG가 입혀져 ‘멸살법’ 세계관이 스크린을 압도하지만, 안효섭은 최소한의 장치만 갖춘 채로 연기해야했다. 그 어떤 작품보다 상상력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그는 “이번에 배운 점은 배우가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아무리 CG가 잘 되도 둘의 합이 맞지 않으면 어색하다는 것이다. 굉장히 세세하게 CG에 대한 디테일을 얘기했다.”

▲7월 23일 개봉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김독자 역 안효섭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전독시’의 대표적인 액션 시퀀스를 꼽는다면 어룡 씬과 충무로역 시나리오 액션 시퀀스다. 안효섭은 “어룡 씬은 CG가 나와도 상상이 안 됐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영화에 나오는 제일 큰 괴수다. 바다로 빠지면 한번 울려서 몸을 흔들어 달라는데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 갔다. 어룡 뱃속에 빠졌을 때는 푹신한 건지, 괴수를 찔렀을 때도 감을 모른다. 발이 계속 쭉쭉 빠지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위액이 존재해서 슬라이밍한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

충무로역 시나리오 시퀀스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게 만드는 메시지를 던진다. 회사 동료 유상아(채수빈), ‘멸살법’ 등장인물인 강인한 군인 이현성(신승호), 정의로운 여성 정혜원(나나), 곤충과 소통하는 이길영(권은성)과 함께 시나리오를 퀘스트 해오던 김독자가 인간적으로 고민하고 양심적으로 망설이게 되기 때문이다. 안효섭은 김병우 감독과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시퀀스라고 했다. “글로만 보면 영웅적으로 사람을 구한다는 것을 상상한다. 근데 내가 맞닥뜨리면 그런 선택을 할까. 나는 어떻게 표현해야하지? 독자는 답을 아는 사람이라 본인은 살 수 있다. 조금 더 망설여야 하나, 연기적인 감정 조절을 얘기해야 했다. 실제 그린 존에 섰을 때 심적으로 창피했던 기억이 있다. 근데 발은 안 떨어진다. 그래서 땀이 엄청 많이 났다. 너무 수치스러운데 행동이 안되더라. 그런 순간들이 독자한테 여러 번 찾아온다. 그린 존을 벗어나는 순간 독자는 믿어보기로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의 정의감이다. 당장 수치심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일 수 있지만, 그때는 독자의 심장을 따랐던 것 같다. 그 원석이 있어서 김독자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 생각한다. 지금껏 자기 마음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 처음으로 자기 의지대로 뭔가를 만들어보려는 시작점인 것 같다. 그러한 독자도 모르는 속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전독시’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1억뷰를 돌파한 원작 웹소설을 기반으로 웹툰에 이어 영화로도 재탄생됐다. 안효섭은 ‘사내맞선’, ‘너의 시간 속으로’에 이어 원작이 있는 작품을 재해석했다. 이에 개봉 전부터 원작과 달리 각색된 부분에 대한 원작 팬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효섭은 “원작이 있는 작품은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미 본인에게 구체화된 이미지가 있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방대한 정보량을 다 담을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그런 지점에 대해서는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한다. 저 또한 제가 좋아하는 원작이 리메이크 된다고 하면 짜증나고 싫었던 적이 있다. 그 마음은 이해는 하지만, 한국에서 이러한 도전, 한국 콘텐츠에 의의를 두면 좋겠다”고 바랐다.

 

▲7월 23일 개봉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김독자 역 안효섭 [사진=더프레젠트컴퍼니]


이어 ‘전독시’가 전하는 메시지가 결국에는 국가를 넘어서 인류애적인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중혁이 ‘인간은 구제할 수 없는 동물들이야. 우리는 우리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해’ 하는 지점과 독자의 ‘우린 함께 가야해’라는 말에서 답을 찾은 게 ‘우리는 더불어서 살아가야 한다’는 ’ WE ARE ONE’(위 아 원)이란 메시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극 중 소설 속 이야기를 마주한 김독자는 유일하게 결말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인생에 있어 이전과는 달리, 진취적인 태도를 보이며 모두를 이끄는 리더가 된다. 올해도 데뷔 10주년을 맞은 안효섭. ‘배우 안효섭’의 인생을 소설이라고 한다면, 어떤 엔딩을 맞고 싶냐는 물음에 그는 “아직까지는 이 소설이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저는 묵묵히 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한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쉬엄쉬엄이 안되는 것 같다. 스스로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특히 결과를 생각하고 임하지도 않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게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다. 운이 좋았던 내가 잘 버텨와서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고 있구나 생각한다.”

또 그는 “저는 미래를 그리는 사람은 아니고 순간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제가 해낸 것들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제 소설을 수정하고 싶은 지점도 없다. 모든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좋고 나쁜 선택은 없는 것 같다. 모든 경험이 소중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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